금융 및 시장

전환사채는 기업가치를 미룰 뿐, 창업자 희석까지 없애지 않는다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1
전환사채는 기업가치를 미룰 뿐, 창업자 희석까지 없애지 않는다

초기 스타트업의 전환사채와 SAFE는 기업가치 결정을 뒤로 미룰 수 있지만, 전환으로 신주가 발행되면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 주주의 지분율은 낮아진다. 전환사채는 전환 전까지 부채로 남아 이자와 만기 조건이 작동하고, 표준 SAFE는 부채가 아니어서 이자와 만기가 없다.

가격결정 지분투자는 투자 시점에 기업가치와 주당 가격을 정하므로 희석 규모가 바로 드러난다. 따라서 세 수단의 차이는 희석의 유무가 아니라 부채 위험, 가격 확정 시점, 전환금액과 전환가격을 결정하는 계약 조건에 있다.

세 투자 수단은 무엇을 언제 확정하는가

전환사채·SAFE·가격결정 지분투자의 부채, 만기와 전환 시점 비교

미국 SEC의 스타트업 증권 설명 은 convertible note를 회사에 제공된 대출로 정의하고, 통상 다음 자금조달 라운드가 끝나거나 합의된 조건이 충족되면 부채에서 우선주로 전환된다고 설명한다. SAFE 보유자는 계약상 사건이 발생해 지분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회사의 지분을 소유하지 않는다.

여기서 전환사채는 해외 초기투자에서 convertible note로 불리는 전환형 채무를 중심으로 다룬다. 국내 상법상 전환사채와 해외 계약의 권리 구조가 항상 같은 것은 아니므로, 실제 거래에서는 발행 법인의 설립지와 계약 준거법을 구분해야 한다.

  • 전환사채: 투자금이 먼저 채무가 되고, 계약에 따라 이자와 만기가 붙는다. 적격 자금조달 등 전환 사건이 발생하면 원금 또는 원리금이 주식으로 바뀐다.
  • SAFE: 투자자가 미래 주식을 받을 권리를 사는 계약이다. Y Combinator의 공식 SAFE 안내 에 따르면 YC SAFE는 부채나 대출이 아니며 이자와 만기가 없고, 가격결정 지분 라운드에서 자동으로 주식으로 전환된다.
  • 가격결정 지분투자: 기업가치, 주당 가격과 발행 주식 수를 라운드에서 합의한다. 투자 직후의 소유 비율을 세 방식 중 가장 일찍 알 수 있다.

YC가 공개한 현재 양식은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하며 캐나다·케이맨 제도·싱가포르용 별도 양식도 제공한다. 한국 법인이 명칭만 SAFE로 붙여 같은 법적 효과를 얻는다는 뜻은 아니며, 계약의 준거법과 국내 회계·세무 처리를 따로 검토해야 한다.

같은 10억원도 9.09%, 11.11%, 12.09%로 달라진다

같은 10억원이 세 투자 방식에서 9.09%, 11.11%, 12.09% 지분으로 달라지는 계산

다음은 세 구조만 비교하기 위한 조건부 예시다. 투자 전 기존 주식은 100만 주, 투자금은 10억원, 다음 가격결정 라운드의 투자 전 기업가치는 100억원이라고 가정한다. 신규 라운드의 별도 투자금, 임직원 옵션 풀, 다른 전환증권, 우선주 권리와 거래비용은 제외한다.

가격결정 지분투자는 주당 1만원에 이뤄진다. 투자자는 10억원 ÷ 1만원으로 10만 주를 받고, 투자 후 110만 주 중 9.09%를 보유한다. 기존 주주의 주식 수는 100만 주로 같지만 지분율은 100%에서 90.91%로 내려간다.

가치평가 상한 없이 20% 할인만 둔 SAFE라면 다음 라운드의 주당 1만원보다 20% 낮은 8천원이 전환가격이다. 10억원은 12만5천 주로 바뀌며, 단순화한 전환 직후 총 112만5천 주 중 투자자 몫은 11.11%다.

전환사채 원금 10억원에 연 5% 단리 이자가 2년 동안 쌓이고 원리금 전체가 20% 할인 가격으로 전환된다고 가정하면 전환 대상 금액은 11억원이다. 주당 8천원으로 나누면 13만7천500주가 발행되고 투자자 지분율은 12.09%가 된다. 할인율이 같은 SAFE보다 이자에 해당하는 1만2천500주가 더 생긴 결과다.

이 수치는 계약의 보편적 결과가 아니라 입력값을 고정한 산술 비교다. 실제 희석률은 신규 투자금과 옵션 풀까지 포함한 완전희석 기준 분모, 전환 순서, 이자의 전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할인율과 가치평가 상한은 서로 다른 가격을 만든다

할인율은 다음 라운드 투자자가 내는 주당 가격을 낮춰 적용하고, 가치평가 상한은 전환 계산에 사용할 기업가치의 최고 한도를 둔다. 두 조건이 함께 있으면 계약에서 정한 산식 가운데 투자자가 더 많은 주식을 받는 가격을 적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DLA Piper의 전환증권 해설 도 상한과 할인이 후속 라운드의 현금 투자자보다 낮은 주당 가격으로 전환하게 해 초기 투자자에게 더 많은 주식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조건부로 10억원짜리 YC식 post-money SAFE의 가치평가 상한을 60억원이라고 하자. 이 구조에서 가격결정 라운드 직전 SAFE가 차지하는 몫은 투자금 10억원 ÷ 상한 60억원, 즉 16.67%다. 기존 주식이 100만 주뿐이라면 이를 충족하는 SAFE 주식은 20만 주이고, 전환 뒤 120만 주 가운데 20만 주를 보유하게 된다.

상한 60억원을 기존 100만 주로만 나눠 주당 6천원이라고 계산하면 16만6천667주와 지분율 14.29%가 나온다. 그러나 이는 SAFE 자체의 전환 주식이 분모에 들어가는 post-money 계산을 빠뜨린 값이다. post-money SAFE와 pre-money형 계약은 ‘회사 자본화’의 정의가 다르므로 같은 상한 숫자라도 결과가 같지 않다.

가치평가 상한은 회사의 현재 기업가치를 확정한 숫자도 아니다. 전환가격을 제한하는 계약 조건이며, 발행주식·기존 옵션 풀·다른 SAFE와 전환증권 중 무엇을 회사 자본화에 포함하는지는 사용한 양식과 수정 조항에 달려 있다.

만기와 이자는 전환 전 위험까지 바꾼다

전환사채는 다음 라운드가 열리지 않아도 이자가 쌓이고 만기가 다가온다. 만기에 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지, 기간을 연장하는지, 주식으로 자동 또는 선택 전환하는지에 따라 회사의 현금 부담과 협상력이 달라진다. 기업가치 협상을 미뤄도 채무의 시간표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이자가 희석에 미치는 영향도 계약에 달려 있다. 이자를 현금으로 지급하면 전환 주식 수에 들어가지 않지만, 원금에 더해 전환하면 ‘원금+누적 이자’를 전환가격으로 나눈 만큼 신주가 생긴다. 단리인지 복리인지, 어느 날까지 이자를 계산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SAFE에는 같은 형태의 만기 압박이 없지만 경제적 권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결정 라운드 전에 회사가 매각·상장·해산되는 경우 지급액과 우선순위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는 해당 SAFE 양식을 읽어야 한다. 부채가 아니라는 사실과 손실 위험이 없다는 판단은 서로 다른 문제다.

해외 전환사채 뉴스를 읽을 때 필요한 계산 항목

전환사채의 만기·이자·할인율·가치평가 상한과 전환 후 지분율 점검

조달액만으로는 창업자 희석률을 계산할 수 없다. 보도자료나 공시에서 다음 조건을 함께 확보해야 전환 후 캡테이블을 재구성할 수 있다.

  1. 원금과 통화: 실제 전환 대상 금액, 추가 발행 한도와 환율 위험을 구분한다.
  2. 이자: 금리와 단리·복리 여부, 현금 지급인지 원금에 더해 전환하는지 확인한다.
  3. 만기: 상환 청구, 연장, 자동 전환과 투자자 선택 전환 중 어떤 권리가 생기는지 본다.
  4. 전환 사건: 적격 자금조달의 최소 규모와 전환 시점을 확인한다.
  5. 전환가격: 할인율과 가치평가 상한 중 어떤 산식을 적용하며 어느 쪽이 우선하는지 읽는다.
  6. 계산 분모: 발행주식, 옵션·워런트, 다른 전환증권과 신규 옵션 풀을 완전희석 주식 수에 어떻게 넣는지 확인한다.
  7. 후속 권리: 최혜국 조항, 후속 투자권과 청산·매각 시 지급 순서를 살핀다.

기본 계산은 ‘전환 대상 금액 ÷ 적용 전환가격 = 전환 주식 수’다. 이어 전환 주식 수를 전환 뒤의 완전희석 주식 수로 나누면 투자자 지분율이 나온다. 여러 SAFE와 전환사채가 동시에 바뀌면 서로 계산 분모에 들어갈 수 있으므로 하나의 캡테이블에서 함께 계산해야 한다.

결국 가격결정 지분투자는 희석을 일찍 확정하고, SAFE는 채무 부담 없이 가격 확정을 미루며, 전환사채는 가격 불확실성에 이자와 만기 위험을 더한다. 기업가치를 나중에 정한다는 편의는 지분을 보전해 주는 장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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