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64%가 AI를 썼지만, 핵심 실무자는 더 뒤처졌다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1
직장인 64%가 AI를 썼지만, 핵심 실무자는 더 뒤처졌다

삼일PwC가 2026년 9월 30일 발표한 글로벌 직장인 조사에서 48개국 응답자 4만 9,364명 중 64%가 지난 12개월 동안 업무에 AI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조사에는 한국 직장인 1,013명이 포함됐다.

AI 사용은 넓어졌지만, 조직의 일상 업무를 맡는 핵심 실무 인력은 AI 활용과 학습 기회에서 선도 인력보다 뒤처졌다. 한국에서는 핵심 실무 인력의 비중이 글로벌 전체보다 높아 이 격차가 더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다만 64%는 한국 직장인만의 이용률이 아니라 한국 표본을 포함한 글로벌 전체 응답자의 수치다.

AI를 써 본 사람과 매일 쓰는 사람은 다르다

지난 1년간 업무에 AI를 사용했다는 글로벌 응답 비율은 전년보다 10%포인트 올랐다. 생성형 AI를 매일 사용한다는 비율도 전년 14%에서 22%로 높아졌다. 앞의 수치는 기간 중 사용 경험이 있었는지를, 뒤의 수치는 특정 기술을 일상적으로 쓰는지를 묻는다. 두 비율을 같은 의미의 도입률로 합치면 실제 업무 방식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과장하기 쉽다.

사용 경험의 확대는 직무에 따라 AI가 맡는 일이 같아졌다는 뜻도 아니다. 어떤 직원은 생성 결과를 직접 만들고 개선할 기회를 얻지만, 다른 직원은 기존의 고객 대응이나 운영 업무를 계속하면서 새 결과물을 검토해야 할 수 있다. 이 차이를 살피려면 도구를 사용했는지에 더해 학습할 시간, 바뀐 역할, 결과에 대한 책임이 어떻게 배분됐는지를 봐야 한다.

조사는 AI 활용으로 얻었다고 응답한 이점과 자신의 역량에 대한 인력시장 수요를 기준으로 직원을 구분했다. 따라서 집단 이름은 직급이나 객관적으로 측정한 생산성 순위가 아니다. 같은 도구를 쓰더라도 업무 품질이나 역량에 도움이 됐다고 느끼는 정도에 따라 다른 집단에 속할 수 있다는 점이 이 분류의 출발점이다.

한국에서는 핵심 실무 인력의 비중이 더 컸다

뉴시스의 조사 보도에 따르면 한국 표본의 핵심 실무 인력은 81%, AI 선도 인력은 4%였고, 글로벌 전체에서는 각각 56%와 14%였다. 최창범 PwC 컨설팅 인사전략 파트너는 이 보도에서 “직무 기반 학습과 업무 재설계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핵심 실무 인력은 고객 대응, 운영, 서비스 제공처럼 조직의 일상적 성과를 떠받치는 직원들이다. AI 선도 인력은 AI 활용에서 이점을 얻고 인력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역량을 갖춘 집단으로 분류됐다. 한국 수치가 보여주는 것은 선도 인력의 비중이 작고 핵심 실무 인력의 비중이 크다는 인력 구성의 차이다. 한국 핵심 실무자 각각의 AI 이용률이나 교육 접근성을 직접 나타내는 수치는 아니다.

나머지 집단도 성격이 다르다. AI 개척 인력은 AI를 활용해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보유 역량의 시장 희소성은 상대적으로 낮고, 필수 전문 인력은 조직에 필요한 전문성을 지녔지만 AI 활용 수준은 낮다. 이들을 핵심 실무 인력과 한데 묶어 교육하면 기존 전문성을 AI와 연결할 기회와 처음 활용법을 익힐 기회를 구별하기 어렵다.

한국 표본이 포함됐다는 사실과 한국에 관한 모든 지표가 따로 발표됐다는 뜻은 구분해야 한다. 집단 비중은 한국과 글로벌 전체를 비교할 수 있지만, 아래의 학습·보상·신뢰 수치는 글로벌 집단별 결과다. 이를 특정 한국 기업의 인력 구성이나 직원 경험에 그대로 대입하기보다, 어느 직원에게 기회가 닿는지 살펴볼 근거로 읽는 편이 정확하다.

학습·보상·신뢰에서 벌어진 간격

글로벌 집단별 결과를 나눠 보면 AI 사용 경험 이상의 차이가 드러난다. 일상 업무를 맡는 다수가 배울 기회와 조직의 인정을 충분히 얻지 못한다면, 도구의 보급만으로 업무 역량의 격차가 좁혀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 학습: 필요한 학습·역량 개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응답은 AI 선도 인력에서 80%에 가까웠지만 핵심 실무 인력에서는 40% 미만이었다. 교육 과정의 존재보다 실제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는 신호다.
  • 보상: AI 선도 인력은 효과적인 AI 사용과 기존 방식에 도전하는 시도를 인정받는 조직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반면 핵심 실무 인력은 일상 업무를 수행하면서 변화의 혜택에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 신뢰: 핵심 실무 인력은 고용 안정성에 대한 자신감이 낮고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 약했다. 역할 변화에 대한 설명과 관리자의 지원을 업무 재설계와 함께 다뤄야 하는 이유다.

직원에게도 이 구분은 중요하다. AI 도구를 사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자신의 역량이 얼마나 달라졌는지는 드러나지 않는다. 자신이 맡은 업무에서 어떤 판단이나 결과물의 품질이 달라졌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기여를 보여줄 수 있다. 다만 이는 설문이 측정한 개인별 성과가 아니라, 사용 경험과 업무 기여를 구분해 읽을 때의 실무적 해석이다.

관리자가 사용량만 보상 기준으로 삼으면 학습할 시간과 실험할 기회가 적었던 직원에게 불리할 수 있다. 핵심 실무 인력은 기존 업무를 계속 처리하면서 새로운 방식을 익혀야 하므로, 교육을 근무 중 어느 시간에 할 수 있는지도 기회의 일부다. 학습 접근성의 차이는 직원의 의욕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업무 배분의 문제와 맞닿아 있다.

영국 응답자는 품질 향상과 업무 부담을 함께 보고했다

업무량에 관한 수치는 조사 범위를 더 좁혀 읽어야 한다. TechRadar의 영국 조사 보도에 따르면 영국의 AI 사용자 가운데 70%는 결과물의 품질이 좋아졌다고 답했지만, 44%는 업무량이 늘었고 45%는 일이 더 복잡해졌다고 응답했다. 이 비율은 한국 응답자나 글로벌 전체 응답자의 결과가 아니다.

품질 향상과 부담 증가는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AI가 초안을 빠르게 만들더라도 사람이 검토하고 수정해야 할 결과물이 늘어나면 전체 업무량은 줄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수치를 이해하기 위한 가능한 업무 흐름이며, 설문 응답만으로 AI가 업무량 증가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영국 결과를 한국의 업무량 변화로 옮겨 적을 수는 없지만, 사용 횟수만으로 도입 성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은 분명해진다. 관리자가 확인할 대상은 결과물의 양과 품질에 더해 누가 검토를 맡았는지, 어떤 일이 새로 생겼는지, 직원에게 남은 시간이 실제로 늘었는지다. 같은 변화가 생산성 향상으로 기록되더라도 현장에서는 추가 책임으로 경험될 수 있다.

업무 재설계의 출발점은 시간과 책임의 배분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기된 과제는 기존 업무 위에 AI 도구를 더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관리자는 반복 업무 중 무엇을 AI에 맡길지 정하는 동시에 생성된 결과를 누가 확인하고 책임질지, 절약된 시간을 어떤 업무와 학습에 쓸지 결정해야 한다. 역할이 달라졌다면 평가와 보상도 그 역할을 반영해야 직원이 새로운 방식을 시도할 이유가 생긴다.

핵심 실무 인력에게 교육을 제공할 때는 참여 시간을 기존 업무와 별도로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고객 대응과 운영을 계속 맡긴 채 학습만 추가하면 교육 접근성이 형식에 그칠 수 있다. AI 선도 인력에게 필요한 실험과 성장 경로, 핵심 실무 인력에게 필요한 직무별 학습과 부담 조정은 같은 지원책으로 다루기 어렵다.

설문은 직원이 보고한 AI 사용 경험과 인식을 집계한 결과다. 실제 근무 시간을 관찰하거나 기업별 생산성 변화를 측정한 자료는 아니므로, 사용률 상승을 성과 향상의 증거로 바로 연결할 수 없다. 한국의 집단 비중 역시 모든 사업장의 구성이 같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 기업에서 핵심 실무 인력이 차지하는 큰 비중을 고려하면 변화의 무게는 소수의 숙련 사용자보다 일상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다수에게 실릴 가능성이 있다. 이들이 새 역할을 배울 시간을 확보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할 수 있는지가 AI 도입 이후의 업무 경험을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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