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교육은 두 배 늘었는데 56%는 배울 근무시간이 없었다

Workera는 2026년 9월 23일 공개한 연례 보고서 에서 미국의 직원 5,000명 이상 기업에 다니는 정규직 급여근로자 1,000명의 응답을 바탕으로, AI 전용 교육 제공 응답이 두 배 넘게 늘었지만 56%는 근무 중 학습시간을 배정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교육을 열어 주는 일과 실제로 배울 수 있게 하는 일 사이의 간격이 이번 발표의 핵심이다.
이 수치는 AI 교육의 확대가 곧 역량 향상으로 이어졌다는 증거가 아니다. 직원이 경험한 교육 제공 여부와 학습 여건을 묻는 조사이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교육 담당자에게도 과정 개설 수나 수강 신청률에 앞서, 직원이 업무시간에 익히고 실무에 적용할 기회를 가졌는지 살펴야 한다는 질문을 던진다.
교육 제공 응답은 늘고 학습시간은 배정되지 않았다
Workera의 공식 조사 분석 에 따르면 AI 전용 교육 제공 응답은 전년 24.8%에서 58.3%로 올랐고, 응답자의 56.4%는 근무시간 중 AI 역량 개발에 배정된 시간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교육 기회에 관한 답과 시간 배정에 관한 답이 동시에 보여 주는 것은 회사의 제도 확대와 직원의 학습 여건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교육을 제공받았다는 답은 강좌를 들었거나 필요한 내용을 숙달했다는 뜻이 아니다. 반대로 근무 중 배정 시간이 없다는 답도 그 직원이 전혀 공부하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한 것은 교육과 시간의 제공 상태이며, 실제 수강 완료나 AI 업무 숙련도에 관한 전후 측정값은 제시되지 않았다.
배정 시간이 없다면 학습은 기존 업무를 마친 뒤 개인 시간으로 밀릴 수 있다. 같은 교육 과정에 접근하더라도 업무량과 팀의 일정에 따라 실습에 쓸 여유는 달라진다. 따라서 교육 제공률이 높아졌다는 수치 하나로 직원 사이의 참여 조건이 같아졌거나 회사 전체의 AI 역량이 높아졌다고 결론 내릴 수 없다.
두 해의 응답을 비교한 조사다
이번 조사는 미국 대기업 근로자의 자기보고를 바탕으로 한다. Pollfish를 이용해 2026년 7월 미국의 직원 5,000명 이상 기업에서 일하는 정규직 급여근로자 1,000명에게 물었고, 전년 수치는 2025년 3월 같은 조건으로 조사한 별도 응답자 800명과 비교했다. 표본을 다시 뽑은 반복 조사이지 동일한 직원을 추적한 조사는 아니다.
따라서 교육 제공 응답의 상승은 표본 전체에서 나타난 변화로 읽어야 한다. 어느 한 회사가 실제 교육 시간을 얼마나 늘렸는지, 교육을 새로 제공받은 직원의 업무 성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는 이 비교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기업 비율이라는 표현도 회사에 직접 질문한 전수조사 결과가 아니라 직원들이 자신이 다니는 회사에 대해 답한 비율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시간 부족 역시 근무기록이나 일정표를 분석한 결과가 아니라 응답자가 경험한 상황이다. 다만 직원의 관점은 교육 제도가 현장에서 작동하는지를 볼 때 빠질 수 없는 정보다. 회사가 교육 과정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더라도 직원이 그 과정에 참여할 시간을 직무 안에서 확보하지 못했다면 두 관점은 다를 수 있다.
관리자 코칭과 인사평가에서도 간격이 보인다
조사에는 교육 시간이 없는 문제 외에 관리자 지원의 부족도 담겼다. 정기적인 관리자 코칭을 받는다는 응답은 일부에 그쳤고, 개인 코칭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응답도 있었다. 강좌에서 배운 내용을 현재 맡은 과제에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할 기회가 없다면, 교육 과정과 실제 업무 사이의 연결은 직원 개인에게 맡겨진다.
역량에 대한 판단이 경력 기회와 이어지는지도 별개의 문제다. 응답자 중에는 자신의 능력을 잘못 평가받아 과제나 승진 기회를 놓쳤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었다. 이는 인사기록으로 확인한 피해 규모도, AI 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불이익이 생겼다는 인과관계도 아니다. 다만 배운 능력을 보여 주고 평가받을 통로가 약하면 교육 이수 자체가 경력상 어떤 가치를 갖는지 불분명해진다.
승진이나 업무 배정에서 AI 역량을 어떤 비중으로 반영하는지도 교육과 연결된다. 회사가 수강을 장려하면서 평가 기준은 그대로 둔다면, 직원에게 교육은 기존 업무에 더해진 과제로 보일 수 있다. 시간 배정과 관리자 피드백, 역량 인정이 한 흐름으로 이어지는지 살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ZDNET의 별도 인터뷰 에서 Workera 최고경영자 키안 카탄포루시는 기업이 직원에게 학습시간을 마련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조사 결과를 해석한 회사 측 견해다. 시간을 배정하면 실력이 얼마나 향상되는지 또는 승진 결과가 달라지는지를 실험으로 검증한 결론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교육을 직무의 일부로 만들려면 무엇을 봐야 하나
한국 기업에 이 미국 조사 수치를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다. 노동시장과 조직의 운영 방식이 다르고, 이번 표본에 한국 근로자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교육 제공과 업무 중 학습시간을 분리해 보는 틀은 기업의 교육 제도를 검토할 때 유용하다. 교육시간이 근무표에 잡혀 있는지와 실제로 그 시간에 기존 업무를 덜어 줬는지는 서로 다른 질문이다.
여기에 관리자 책임을 더하면 교육의 실행 조건이 선명해진다. 관리자가 수강을 권하는 데서 끝나는지, 업무량을 조정하고 배운 내용을 적용할 과제를 맡기는지에 따라 직원이 경험하는 교육은 달라진다. 교육 담당 부서가 강좌를 개설했더라도 팀의 일정을 통제하는 관리자가 시간을 내주지 못하면 학습은 다시 개인의 몫이 된다.
평가 단계에서는 수강 여부보다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직원이 배운 기술을 과제에서 사용했고 관리자가 그 결과를 관찰했는지, 인사평가가 그 증거를 반영하는지를 구분해 물을 수 있다. 이는 이번 조사가 입증한 처방이 아니라 제공률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실행 조건을 살펴보기 위한 기준이다.
남은 질문은 직원의 역량이 실제로 변했는가다
현재 공개된 결과가 확인해 주는 것은 교육 제공 응답의 급증과 근무 중 학습시간 부족이 한 조사에 함께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관리자 코칭과 경력 기회에 관한 답은 왜 교육의 효과를 강좌 숫자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지 설명한다. 하지만 각 응답이 같은 직원에게 어떻게 겹치는지, 시간이 부족한 집단의 역량이 다른 집단보다 낮은지는 여기서 알 수 없다.
그 답을 얻으려면 실제로 확보해 사용한 학습시간과 업무 적용 기회, 이후의 역량 평가를 연결해 봐야 한다. 이번 발표는 그런 인과관계를 검증하지 않았고, 한국 기업의 교육 성과에 관한 결론도 제공하지 않는다. AI 교육을 제공했다는 성과와 직원이 근무 중 배우고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성과는 따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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