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48%가 AI 실력을 부풀렸다…사용률만 재면 생기는 착시

인력 분석 업체 Visier가 2026년 9월 23일 발표한 미국 정규직 1,000명 조사 에서 응답자의 48%는 동료 또는 경영진에게 자신의 AI 사용이나 전문성을 과장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실제 능력을 시험해 절반 가까이가 기준에 미달한다고 판정한 결과가 아니다. 직원이 자신의 활용 수준을 어떻게 설명하는지와 실제로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는 다른 문제다.
HR Dive의 별도 취재 에서도 Visier 연구 책임자는 AI가 업무에 미치는 영향이 직원의 작업 방식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업이 확인해야 할 것은 직원이 AI를 쓴다고 말하는지뿐 아니라, 어떤 과제에 썼고 결과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다. 이번 조사는 첫 질문에 대한 자기보고가 부풀려질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나머지 질문의 답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다.
과장 응답은 실제 숙련도 검사 결과가 아니다
조사의 핵심 표현은 ‘AI 사용 또는 전문성’이다. 과장했다고 답한 사람이 모두 자신의 기술 수준을 높여 말했다는 뜻도, 모두 도구를 쓰지 않으면서 쓴다고 주장했다는 뜻도 아니다. 두 행동을 합친 응답이므로 어느 쪽이 더 흔했는지 이 수치만으로 나눌 수 없다.
조사 대상도 미국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사람들이다. 설문은 이들이 스스로 인정한 행동과 조직에 대한 인식을 수집했고, 각자의 도구 사용 기록이나 업무 결과물을 독립적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제목의 ‘실력을 부풀렸다’는 표현은 이 자기보고 결과를 압축한 것으로, 확인된 범위에는 사용량을 과장한 경우도 포함된다.
그렇다고 응답의 의미가 작아지는 것은 아니다. 직원에게 활용 경험을 직접 물어 도입률을 집계하는 조직이라면, 답변 자체가 조직의 기대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이 설문으로 특정 회사의 사용률이 얼마나 부풀려졌는지 계산하거나, 응답자가 실제로 얼마나 과장했는지 추정할 수는 없다.
사용 압박과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이 함께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응답자의 45%는 AI를 효과적으로 쓸 자신이 없는데도 직장에서 사용 압박을 느꼈다. 또 59%는 고용주가 AI가 직원과 일자리에 미칠 영향을 다룰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믿지 않거나, 그런 계획이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다. 두 수치는 과장 경험이 보고된 조직 환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계획에 관한 응답은 특히 조심해서 읽어야 한다. 계획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과 계획의 존재를 모르는 것은 같지 않으며, 둘을 합친 값을 모든 직원이 경영진을 불신한다고 바꿔 말할 수 없다. 계획은 있지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을 가능성과 계획 자체가 불분명할 가능성은 기업이 풀어야 할 문제도 다르다.
사용 압박,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 과장 경험이 같은 설문에서 나왔다는 이유만으로 어느 하나가 다른 하나를 일으켰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예를 들어 압박을 느낀 사람과 과장을 인정한 사람이 어느 정도 겹치는지는 공개된 핵심 수치만으로 알 수 없다. 이 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원인의 확정이 아니라, 사용을 요구하는 분위기와 직원의 자신감 사이에 간격이 있다는 점이다.
Fast Company의 조사 보도 에 따르면 자신감을 높이는 데 필요한 것으로 AI 교육과 역량 개발을 꼽은 응답은 32%, 경영진의 투명한 설명을 꼽은 응답은 31%였다. 직원의 요청은 도구를 쓰라는 지시만 늘리는 것보다 배울 기회와 역할 변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쪽에 가깝다. 그러나 어떤 교육이나 설명이 과장 행동을 실제로 줄이는지는 이번 조사에서 시험하지 않았다.
접속률과 자기보고식 사용률은 서로 다른 신호다
기업의 AI 도입률 화면에는 흔히 서로 다른 자료가 섞인다. 직원이 설문에 적은 사용 경험은 자기보고이고, 시스템의 접속 기록은 도구를 열었다는 활동 기록이다. 앞의 수치는 응답자가 사용 경험을 과장하면 흔들릴 수 있지만, 뒤의 수치가 정확하더라도 업무 숙련도를 곧바로 보여주지는 않는다.
도구를 한 번 열어 문장을 다듬은 사람과 반복적인 업무에서 결과를 검토하며 도구를 활용한 사람은 같은 ‘사용자’로 집계될 수 있다. 접속 횟수가 많아도 잘못된 답을 걸러내지 못하면 결과물의 품질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접속률은 도구가 얼마나 퍼졌는지에 답할 뿐, 직원이 업무에 필요한 판단을 할 수 있는지까지 답하지 않는다.
반대로 접속률이 낮은 직원에게 곧바로 숙련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도 없다. 맡은 과제에 도구가 적합하지 않거나, 다루는 자료와 검토 책임 때문에 사용할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사용 빈도를 해석하려면 먼저 어떤 업무에서 사용이 적절한지, 그 업무의 결과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알아야 한다.
자기보고와 로그를 함께 보더라도 빠지는 부분이 있다. 직원이 실제로 도구를 사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있어도, 생성된 내용을 얼마나 수정했는지와 최종 결과가 요구한 기준에 맞았는지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사용 사실, 작업 능력, 업무 성과를 한 점수로 합치면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가려진다.
한국 기업이 구분해 볼 지표
이 미국 조사를 참고하는 한국 기업에는 사용, 숙련도, 성과를 각각 기록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이는 조사에서 효과가 검증된 특정 회사의 운영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질문에 같은 도입률 수치를 답으로 쓰지 않기 위한 편집적 제안이다. 구분된 지표는 사용이 늘었는데 결과가 개선되지 않은 경우와, 활용 기회가 적어 교육이나 업무 설계가 필요한 경우를 다르게 보게 한다.
- 사용은 승인된 도구가 어떤 업무에 적용됐는지 살핀다. 접속 횟수와 직원의 자기보고를 표시하되, 어느 자료에서 나온 수치인지 구분한다.
- 숙련도는 해당 직무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AI의 답을 검토하고 오류를 고칠 수 있는지 본다. 과제 난도와 평가 기준이 다르면 점수를 그대로 비교하지 않는다.
- 성과는 비슷한 종류의 업무에서 전체 처리 시간, 수정에 든 노력, 최종 결과물의 품질을 본다. 초안 작성 속도만으로 절약된 시간을 계산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AI로 초안을 빨리 만들었지만 검토자가 사실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대부분을 고쳐야 했다면, 초안 작성 단계만 빨라진 셈이다. 이 예시는 이번 조사에서 관찰된 사례가 아니라 지표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한 가정이다. 업무 전체 시간을 비교하려면 작성뿐 아니라 검토와 수정에 든 시간도 같은 범위에 넣어야 한다.
품질 역시 ‘완료’ 여부 하나로 표현하기 어렵다. 같은 종류의 과제에서 요구한 정확성이나 수정 필요 정도를 정해 두어야 결과가 나아졌는지 판단할 수 있다. 작업량과 난도가 달라졌다면 전후 차이를 모두 AI의 효과로 돌릴 수 없으므로, 사용 기록과 성과 기록은 연결하되 해석은 분리해야 한다.
개인별 사용 횟수를 순위처럼 보여주는 화면은 또 다른 왜곡을 낳을 수 있다. 많이 열었다는 사실이 높은 평가로 이어진다면 직원은 결과보다 눈에 보이는 활동을 늘릴 유인을 갖는다. 이번 조사만으로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과장 경험이 보고된 만큼 도입률을 성과의 대리 지표로 쓰는 방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교육과 경영진 설명에서 아직 확인해야 할 것
교육 참여 기록은 배울 기회를 제공했다는 증거이지, 현업 과제를 잘 처리한다는 증거는 아니다. 교육 시간을 업무 안에 확보하고 실제 과제에 가까운 연습을 제공했다면, 그다음에는 직원이 결과의 오류를 발견하고 수정할 수 있는지 따로 확인해야 한다. 교육 시간과 과제 수행 결과를 구분해야 지원이 부족한 문제와 숙련이 아직 쌓이지 않은 문제도 가릴 수 있다.
경영진의 설명도 도입 목표만 제시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떤 업무가 바뀌는지, 어떤 판단은 사람이 맡는지, 직원의 역할 변화가 생기면 어떻게 알릴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계획의 내용과 전달 여부를 구분할 수 있다. 설문에서 나타난 계획에 대한 불확실성은 이런 설명이 직원에게 실제로 닿았는지 묻게 한다.
현재 공개된 결과로 확인되는 사건은 미국 정규직 응답자들이 AI 사용 또는 전문성을 과장한 경험을 인정했다는 조사 발표다. 실제 도구 사용량, 과장의 정도, 교육의 효과, 업무 품질의 변화는 이 수치만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한국 직장인의 과장 비율도 미국 표본에서 그대로 옮겨올 수 없다.
이후 필요한 자료는 같은 업무에서 사용 기록과 과제 수행 능력, 최종 결과의 품질을 함께 비교한 결과다. 그런 검증이 나오기 전까지 기업의 사용률은 AI가 얼마나 도입됐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읽어야 한다. 직원이 얼마나 능숙해졌고 업무가 얼마나 좋아졌는지는 별도의 근거가 있어야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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