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이 20만 번째 지구 궤도를 돌았다…이번 관측은 우주 팽창을 겨냥했다

|작성자: QUASA 편집팀|4 분 소요
허블이 20만 번째 지구 궤도를 돌았다…이번 관측은 우주 팽창을 겨냥했다

NASA의 발표에 따르면 허블우주망원경은 2026년 9월 19일 20만 번째 지구 궤도를 마쳤고, 같은 날 은하단 MACS J0417을 관측했다. 은하단 뒤에서 폭발한 초신성 Athena의 빛이 다른 경로를 거쳐 다시 보이는 순간을 찾기 위해서다. 그 도착 시간차는 은하단의 질량 분포를 파악하고 우주 팽창률을 나타내는 허블상수를 추정하는 데 쓰일 수 있다.

Space.com의 보도는 허블이 36년 넘게 지구 주위를 돌며 50억 마일 이상 이동하고 170만 건 넘는 관측을 수행했다고 전했다. 이번 기록과 함께 공개된 것은 MACS J0417을 반복 촬영하는 관측 활동이다. Athena의 새로운 출현 시각이나 이를 이용해 계산한 허블상수 값이 발표된 것은 아니다.

공전 기록이 이번 관측과 맞닿는 지점

20만 번째 공전은 지구를 몇 번 돌았는지를 세는 운용 기록이고, 170만 건이 넘는 관측은 그동안 망원경이 수행한 과학 활동의 규모를 보여 준다. 두 수치는 서로 다른 것을 센다. 이번 연구에서 중요한 허블의 능력은 오랜 기간 같은 하늘 영역으로 돌아가 이전 영상과 새 영상을 시간 순서대로 비교할 수 있다는 점이다.

허블이 촬영한 MACS J0417은 Athena보다 지구에 가까운 은하단이다. 한 번의 영상은 은하단과 주변 천체가 그날 어떻게 보였는지 남기지만, 늦게 도착할 초신성의 빛을 확인하려면 뒤이은 영상이 필요하다. 같은 위치에 새 점광원이 생겼는지, 그 밝기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야 재출현 시점을 좁힐 수 있다.

관측 사이에 간격이 있으면 빛이 나타난 정확한 순간은 그 사이 어딘가에 놓인다. 따라서 여러 차례의 촬영은 단순히 사진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라 도착 시각의 범위를 줄이는 과정이다. 오래 운용된 망원경의 공전 기록이 과학적 의미를 갖는 곳도 여기다. 필요한 시기에 같은 천체를 다시 향할 수 있어야 시간에 따라 변하는 현상을 추적할 수 있다.

같은 폭발이 다시 보이는 이유

Athena가 다시 보일 수 있는 까닭은 별이 한 번 더 폭발해서가 아니다. 앞쪽에 놓인 MACS J0417의 큰 질량이 주변 시공간을 휘게 하면서, 뒤쪽 초신성의 빛이 관측자에게 이르는 길을 여러 갈래로 만든다. 이 중력렌즈 효과 때문에 하나의 먼 천체가 하늘의 서로 다른 위치에 나타날 수 있다.

각 빛길은 길이도 다르고 은하단의 중력장으로부터 받는 영향도 다르다. 한 경로의 빛이 먼저 지구에 도착해 폭발을 보여 준 뒤, 다른 경로의 빛은 뒤늦게 같은 사건을 보여 줄 수 있다. 관측자에게는 새로운 밝은 점이 나타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먼저 본 폭발의 지연된 영상이다.

초신성은 이런 차이를 재기에 알맞은 대상이다. 폭발 뒤 밝기가 변하는 모습을 먼저 도착한 영상과 나중 영상에서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영상에서 같은 밝기 변화가 일어난 시점을 맞추면 경로 사이의 도착 시간차를 추정할 수 있다. 반대로 한 장의 사진만으로는 밝은 점이 출현한 시각과 그 변화 과정을 충분히 알기 어렵다.

은하단의 렌즈 작용은 빛을 여러 곳에 보이게 할 뿐 아니라 확대하기도 한다. 영상이 놓인 위치와 모양은 은하단 안의 질량이 어떻게 분포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재출현 관측은 이미 보이는 영상의 공간적 배치에 시간 정보를 보탠다. 연구진이 같은 폭발의 빛을 기다리는 이유는 이 두 종류의 단서를 함께 얻기 위해서다.

도착 시간차는 어떻게 허블상수로 이어지나

먼저 서로 다른 위치의 밝은 점들이 같은 초신성에서 나온 영상인지 가려야 한다. 그런 다음 각 영상의 밝기 변화를 시간축에 놓고 대응하는 부분을 비교한다. 폭발이 각 빛길을 따라 도착한 시각의 차이가 이 과정에서 나온다. 재출현 전후를 잇는 관측이 많을수록 그 간격을 추정할 때 남는 빈틈을 줄일 수 있다.

시간차만으로 우주 팽창률을 곧바로 읽을 수는 없다. 앞쪽 은하단의 질량이 빛을 얼마나 휘게 했는지 알아야 서로 다른 경로에서 예상되는 지연을 계산할 수 있다. 관측된 영상의 위치와 도착 시간차를 함께 이용하면 가능한 질량 분포 모형을 좁힐 수 있지만, 모형에 남는 불확실성은 최종 계산에도 영향을 준다.

그다음 측정한 시간차와 렌즈 모형을 결합해 천체 사이의 거리와 관련된 값을 추정한다.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를 나타내는 허블상수는 그 거리 계산에 영향을 준다. 같은 시간차라도 은하단의 질량 분포를 다르게 가정하면 얻는 허블상수 값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재출현 시각과 영상의 배치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

이 방식의 특징은 폭발 자체의 밝기만으로 거리를 정하는 대신, 한 사건의 빛이 여러 경로를 지나며 생긴 시간차를 이용한다는 데 있다. Athena의 재출현이 포착되면 은하단의 렌즈 모형과 우주 팽창률을 함께 검토할 자료가 늘어난다. 관측의 목표는 그 추정에 필요한 시간차를 재는 것이며, 현재 공개된 허블 영상만으로 새 팽창률 값을 얻었다는 뜻은 아니다.

예측된 재출현과 남은 관측

VENUS 연구진의 관측 계획에 따르면 Athena는 2025년 10월 발견됐으며, 모은하의 영상은 MACS J0417의 렌즈 작용으로 다섯 갈래로 보인다. 허블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이 영역을 약 20일 간격으로 촬영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2027년 3월 초까지의 재출현을 예측하고 시간차 오차를 1~5%, 허블상수 오차를 8% 미만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 정밀도는 이미 얻은 결과가 아닌 관측 목표다.

두 망원경의 반복 관측은 예측한 위치에 새 영상이 나타나는지 살피고, 나타난 뒤에는 밝기 변화를 이어서 기록하는 데 쓰인다. 계획에는 마지막 관측에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분광 자료를 확보하는 작업도 포함돼 있다. 영상만으로 얻는 위치와 밝기 정보에 분광 정보를 더하면 먼 광원의 성질을 판단할 단서가 늘어난다.

재출현 예측 기간은 렌즈 모형과 앞서 확보한 자료로 계산한 범위다. 실제 빛이 예상보다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난다면 그 차이 역시 MACS J0417의 질량 분포를 설명하는 모형을 평가하는 자료가 된다. 다음 관건은 Athena의 지연된 영상을 포착하고, 그 밝기 변화로 실제 도착 시간차를 측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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