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piColombo가 추진 모듈을 버렸다…수성 궤도까지 남은 두 달

유럽우주국(ESA)과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공동 수성 탐사선 BepiColombo가 2026년 9월 3일 Mercury Transfer Module(MTM)을 성공적으로 분리했다. ESA의 분리 결과 에 따르면 스페인 세브레로스와 아르헨티나 말라르게의 심우주 안테나가 신호를 수신했고, 원격측정 자료로 정상적인 분리와 남은 우주선의 상태를 확인했다.
다만 BepiColombo는 아직 수성 궤도에 진입하지 않았다. AP가 확인한 분리 당시 상황 에서는 수성까지 약 330만㎞가 남아 있었고, 서로 연결된 두 과학 탐사선은 11월 궤도 진입과 12월 분리를 앞두고 있었다. 제목의 ‘남은 두 달’은 9월 분리에서 11월 궤도 투입까지 이어지는 최종 접근 기간을 가리킨다.
8년간 운반한 MTM의 임무가 끝났다

이번에 버린 MTM은 단순한 연결 부품이 아니라 지구에서 수성 근처까지 BepiColombo를 운반한 전력·추진 모듈이다. 태양전지 날개에서 얻은 전력으로 네 개의 이온 추진기를 작동시켜, ESA의 Mercury Planetary Orbiter(MPO)와 JAXA의 Mercury Magnetospheric Orbiter인 Mio를 결합 상태로 이동시켰다.
BepiColombo는 2018년 발사된 뒤 지구 한 차례, 금성 두 차례, 수성 여섯 차례 등 모두 아홉 차례의 행성 근접비행을 이용해 수성 궤도 진입에 필요한 속도와 경로를 만들었다. 태양에 가까워지는 우주선은 중력 때문에 빨라지므로, 목적지 방향으로 곧장 날아가는 것만으로는 수성에 붙잡힐 수 없다. MTM의 장기간 저추력 운용과 여러 차례의 중력도움 비행이 필요했던 이유다.
분리는 우주선이 지구에서 약 2억㎞ 떨어진 상태에서 자동 절차로 진행됐다. MTM이 떨어져 나간 뒤 남은 결합체는 안전 모드로 들어가 자세와 통신 구성을 조정했다. 관제팀은 먼저 전파 주파수의 도플러 변화에서 분리 징후를 포착한 뒤, 약 두 시간 뒤 도착한 우주선 신호와 원격측정 자료로 결과를 확정했다.
MTM에는 독립적으로 교신할 안테나와 비행 컴퓨터가 없어 분리 이후 작동하지 않는다. 앞으로는 태양을 도는 안정적인 궤도에 남는다. 반면 MPO는 펼쳐진 태양전지판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면서 Mio와 보호 구조물을 실은 채 최종 접근을 계속한다.
지금은 ‘수성 도착 완료’가 아닌 최종 접근 단계다
BepiColombo 임무에서 ‘수성 도착’은 특정한 한순간보다 약 6개월에 걸친 운용 단계에 가깝다. MTM 분리는 그 시작을 알리는 첫 관문이며, 수성 중력에 포획되는 궤도 투입은 별도의 기동이다. 현재 우주선이 수성 가까이에 있다는 사실과 수성 주위를 반복해서 도는 궤도선이 됐다는 것은 같은 상태가 아니다.
MTM이 맡았던 태양전기추진은 오랜 순항에 적합한 방식이었다. MTM을 분리한 지금부터는 MPO의 화학 추진계가 결합체의 경로와 속도를 조정한다. 관제팀은 궤도 투입 전까지 항법 자료와 우주선 상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궤적 보정을 수행한다.
11월 기동에서는 MPO와 Mio가 연결된 상태로 속도를 줄여 수성의 중력에 포획돼야 한다. 목표 속도나 방향에서 의미 있는 오차가 생기면 수성을 지나치거나 계획과 다른 초기 궤도에 들어갈 수 있다. 따라서 MTM 분리 성공은 다음 절차를 진행할 조건을 확보했다는 뜻이지, 궤도 진입 성공을 미리 보장했다는 뜻은 아니다.
이 구분은 BepiColombo의 현재 상태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두 탐사선은 이미 수성을 여러 차례 근접비행하며 자료와 사진을 얻었지만, 이번 임무의 본격적인 궤도 관측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남은 결합체는 수성으로 향하는 탐사선이지, 현재 운용 중인 수성 궤도선은 아니다.
11월 궤도 진입, 12월 분리, 2027년 4월 관측

다음 분수령은 2026년 11월 21일이다. 이때 MPO와 Mio가 결합된 상태로 수성의 극궤도에 포획될 예정이다. 그러나 최초로 확보하는 궤도는 두 탐사선이 과학 관측에 사용할 최종 궤도가 아니다.
ESA의 수성 도착 일정 은 11월 21일 궤도 진입, 12월 9~10일 MPO와 Mio의 분리, 2027년 4월 과학 단계 개시를 서로 다른 이정표로 제시한다. 날짜는 운용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지만, 현재 계획상 ‘수성 궤도 진입’과 ‘탐사선 배치’, ‘과학 관측 시작’ 사이에는 각각 수주에서 수개월의 간격이 있다.
Mio가 12월 초 MPO에서 방출되면 수성 주변의 길쭉한 타원형 극궤도로 들어간다. 이어 MPO는 Mio를 태양열로부터 보호했던 MOSIF 구조물을 분리하고 여러 차례 기동해 고도를 낮춘다. MPO가 자체 최종 궤도에 도달할 목표 시점은 2027년 3월이다.
과학 단계는 2027년 4월 시작될 예정이다. 궤도 진입과 기계적 분리가 끝난 뒤에도 장비의 상태를 점검하고 관측기를 교정하며 지상국과의 통신 구성을 시험해야 하기 때문이다. 11월은 행성에 붙잡히는 시점이고, 12월은 두 탐사선이 갈라지는 시점이며, 이듬해 4월은 공동 과학 관측이 본격화되는 시점이다.
두 탐사선은 서로 다른 수성을 본다

BepiColombo가 두 우주선을 별도 궤도에 배치하는 이유는 수성 자체와 주변 우주환경을 동시에 측정하기 위해서다. ESA가 운용할 MPO는 표면 조성, 지질과 지형, 내부 구조를 조사한다. 수성의 높은 밀도와 큰 핵, 표면을 바꿔 온 지질 과정 등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모으는 역할이다.
JAXA가 운용할 Mio는 수성의 자기장과 자기권, 플라스마 환경, 태양풍과의 상호작용을 관측한다. 길쭉한 궤도를 따라 행성 가까운 영역과 더 먼 자기권을 통과하면서 우주환경이 시간과 위치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측정한다.
두 탐사선의 동시 관측은 한 우주선만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공간적 변화와 시간적 변화를 비교할 수 있게 한다. MPO가 수성 가까이에서 표면과 내부를 살피는 동안 Mio가 더 넓은 자기권 환경을 측정하면, 같은 시기에 수성과 태양풍 사이에서 일어난 변화를 함께 해석할 수 있다.
현재 확정된 성과는 MTM이 계획대로 떨어져 나갔고 MPO·Mio 결합체가 정상 상태로 최종 접근을 이어간다는 데까지다. 다음 확인 지점은 11월 21일 수성 궤도 투입이며, 그 뒤 12월 탐사선 분리와 2027년 4월 과학 단계 개시가 남아 있다. 8년간의 행성 간 순항은 끝났지만, BepiColombo를 두 개의 수성 궤도선으로 완성하는 작업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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