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계약서, 뒤늦게 써도 위반은 사라지지 않는다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1
근로계약서, 뒤늦게 써도 위반은 사라지지 않는다

첫 직원을 채용한다면 근무를 시작시키기 전에 근로조건을 확정하고,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그 내용을 서면으로 교부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근로계약서 안내는 작성·교부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의 서면 명시 위반에는 5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따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직원이 적거나 수습기간 중이라는 이유로 계약서를 첫 급여일까지 미루어서는 안 된다.

기간제 계약을 갱신할 때도 새 계약의 근로조건을 다시 서면으로 명시해야 한다. 고용노동부의 갱신계약 해석은 2017년 1월 1일 새 계약기간이 시작됐지만 같은 달 20일경 계약서를 작성한 사례에서, 진정 접수 뒤 서면을 보완해도 이미 발생한 위반 사실은 소멸하지 않는다고 보았다. 따라서 첫 채용과 계약 갱신은 각각 서면을 준비하고 전달할 시점으로 관리해야 한다.

첫 근무 전에 어떤 조건을 정해야 하나

근로계약서의 출발점은 실제로 합의한 근로조건이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이라면 근로개시일을, 기간제 계약이라면 시작일과 종료일을 적는다. 고용노동부 표준근로계약서도 기간을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종료일 대신 근로개시일만 기재하도록 안내한다. 채용 제안서나 구두 설명에 조건이 들어 있더라도, 근로자에게 교부할 서면에서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임금은 월급이나 시급의 총액만으로 끝내지 말고 기본급과 약정한 수당의 구성, 계산방법, 지급일과 지급방법을 구분해 적는다. 성과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는 항목을 약속했다면 어떤 기준으로 계산하는지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수습기간에 다른 임금 조건을 적용하기로 했다면 적용 기간과 그 기간의 금액을 분명히 적어야 이후 급여명세서와 계약 내용이 어긋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소정근로시간에는 서로 약속한 근무 시작·종료 시각과 휴게시간을 알아볼 수 있게 쓰고, 근무일과 휴일도 구분한다.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사항은 해당 근로관계에 적용되는 기준에 맞춰 명시한다. 근무장소와 담당 업무 역시 실제 약속을 반영해 적는 편이 좋다. 업무 범위나 근무장소가 뒤에 달라지면 처음 무엇을 합의했는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간제·단시간 근로자는 무엇을 더 적어야 하나

기간제법 제17조는 기간제 또는 단시간 근로자와 계약할 때 계약기간, 근로시간·휴게, 임금의 구성·계산·지급방법, 휴일·휴가, 근무장소와 업무를 서면에 명시하도록 한다. 단시간 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일과 근로일별 근로시간도 적어야 한다. 계약서 양식의 이름보다 근로자가 받은 서면에 필요한 조건이 실제로 담겨 있는지가 중요하다.

  •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근로개시일과 임금, 소정근로시간, 휴일, 연차유급휴가 등 주요 조건을 적는다. 종료일을 정하지 않았다면 임의의 만료일을 넣지 않는다. 첫 근무 전에 조건을 합의하고 계약 체결 때 근로자가 보관할 서면을 전달한다.
  • 기간제 근로자: 이번 계약이 언제 시작하고 끝나는지 먼저 확정한다. 이전 계약의 조건을 유지하기로 했더라도 새 계약기간과 그 기간에 적용될 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한다. 임금 조정 중이라는 사정만으로 새 기간의 계약서 작성을 뒤로 미루지 않는다.
  • 단시간 근로자: 주간 총시간에 더해 어느 날에 몇 시간씩 일하는지 기재한다. 요일마다 시간이 다르다면 근로일별 약속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근무표를 별도로 쓰더라도 임금 계산방법과 휴게·휴일에 관한 약속이 빠지지 않았는지 살핀다.

기간제이면서 단시간 근로자라면 두 범주의 조건을 함께 적어야 한다. 계약기간만 채우고 근로일별 시간을 비워 두거나, 요일별 일정만 적고 임금 계산방법을 빠뜨리는 방식으로는 필요한 내용을 모두 명시했다고 보기 어렵다. 같은 직무의 다른 직원에게 쓰던 계약서를 재사용할 때도 고용형태와 실제 일정에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서명한 계약서는 어떻게 교부하나

계약서를 작성하고 서명을 받는 일과 근로자에게 서면을 교부하는 일은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회사가 원본을 보관하는 것만으로 근로자에게 전달한 것이 되지는 않는다. 종이로 체결했다면 근로자가 보관할 사본을 계약 체결 때 건네고, 어떤 내용의 서면을 언제 전달했는지 사업장에도 기록을 남기는 편이 좋다. 근로자가 따로 사본을 요구할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전자문서로 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 다만 고용노동부의 전자근로계약 회신은 근로자가 출력할 수 있더라도 계약서가 회사 서버에만 저장돼 있다면 교부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한다. 근로자가 수신할 이메일 등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하고 사용자가 그곳으로 전자계약서를 보내는 방식이 제시돼 있다. 근로자가 전자 수신에 동의하지 않으면 직접 교부해야 한다.

전자서명을 받았다면 최종 작성 또는 서명 이후 한쪽 당사자가 계약 내용을 임의로 고칠 수 없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 체결 화면에 서명이 남았는지와 완성된 계약서가 근로자에게 전달됐는지는 서로 다른 문제다. 사업장은 전송 기록과 실제 전달된 최종본을 함께 보관하면 나중에 계약 내용과 교부 시점을 확인하기 쉽다.

갱신을 앞두고 무엇을 다시 확정하나

기간제 계약의 종료일이 다가오면 계속 근무할지뿐 아니라 새 기간에 적용할 임금, 근로시간, 휴게, 휴일과 업무를 함께 정해야 한다. 기존 계약서는 지난 기간의 약속을 보여 주지만 새 계약기간의 서면 명시를 대신하지 않는다. 조건이 그대로라면 유지되는 조건과 새 기간을 근로자가 확인할 수 있게 적고, 바뀐다면 변경된 내용을 반영한다.

새 임금의 내부 승인이 늦어진 경우에도 근무부터 시작하고 계약서는 나중에 만들겠다는 방식은 위험하다. 갱신일 전에 조건을 확정할 수 있도록 결정 절차를 앞당기거나, 실제로 합의한 내용을 먼저 분명히 해야 한다. 종료일을 관리할 때는 계약을 계속할지 결정하는 시점과 새 서면을 근로자에게 전달할 시점을 함께 잡는 것이 실무에 맞다.

이미 갱신된 기간에 근무가 시작됐는데 서면을 작성하지 않았다면 실제로 합의한 조건을 정리해 교부해야 한다. 이때 작성일이나 교부일을 과거로 꾸미면 문서가 실제 경위를 보여 주지 못한다. 늦은 교부는 이후 적용될 조건을 명확히 하는 조치이지만, 앞서 서면 명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까지 지우지는 못한다.

벌금과 과태료는 어떻게 다른가

근로기준법상 주요 근로조건 명시 의무 위반에는 형사벌인 벌금이, 기간제법상 서면 명시 의무 위반에는 행정상 제재인 과태료가 문제 될 수 있다. 기간제 근로자를 고용했다는 이유로 벌금 규정이 자동으로 배제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의 기간제 근로계약 판결은 기간제법의 과태료 규정이 근로기준법상 명시 의무와 벌칙의 적용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상시 4인 이하 사업장에도 해당 근로기준법상 명시 의무가 적용된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따라서 기간제·단시간 근로자의 위반 위험을 단일한 ‘미작성 벌금’으로 묶어 계산하면 적용 법률을 놓치기 쉽다. 실제 판단에서는 어떤 조건이 누락됐는지, 서면을 언제 명시하고 교부했는지, 각 법률의 요건에 해당하는지가 중요하다. 갱신 후 뒤늦게 보완한 경우에도 기존 위반 사실과 과태료 감경 사유의 적용 여부는 구분해 판단해야 한다.

채용·갱신 전 한 장 점검표

  1. 근로 형태를 구분한다. 기간의 정함이 없는 계약인지, 기간제인지, 단시간 근로인지 확인하고 둘 이상에 해당하면 필요한 항목을 합친다.
  2. 첫 근무일 또는 갱신 시작일 전에 계약기간을 확정한다. 종료일이 있는 계약은 새 계약을 결정하고 서면을 준비할 시점도 함께 기록한다.
  3. 임금의 구성과 계산·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과 휴게, 근무일과 휴일, 휴가, 근무장소와 업무를 실제 합의 내용에 맞춰 채운다. 단시간 근로자의 근로일별 시간도 확인한다.
  4. 계약 체결 때 근로자가 보관할 종이 사본이나 수신에 동의한 전자문서를 전달한다. 서명 완료 여부와 교부 완료 여부를 각각 확인한다.
  5. 갱신하거나 주요 조건을 바꾼다면 새 기간에 적용될 내용을 다시 명시하고 교부한다. 작성이 늦었다면 실제 작성·교부 시점을 남기고 근로자에게 최종본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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