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및 혁신

위성사진 알고리즘이 지워진 벽화를 되살린 원리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3
위성사진 알고리즘이 지워진 벽화를 되살린 원리

위성 영상용 decorrelation stretch(비상관 대비 확장)가 희미한 벽화를 ‘되살리는’ 핵심은 사라진 색을 새로 만드는 데 있지 않다. 사진에서 비슷하게 움직이는 색 채널을 통계적으로 분리한 뒤 작은 차이를 크게 늘려, 바위와 남은 안료의 경계를 눈에 띄는 윤곽으로 바꾼다.

따라서 처리 결과는 제작 당시의 색을 재현한 복원본이 아니라 입력 사진에 남아 있던 신호를 재배열한 가색(false-color) 강화 영상이다. 새로 보이는 형태는 조사할 단서가 될 수 있지만, 화면에 나타난 빨강·노랑·파랑을 실제 안료색이나 제작 순서로 곧바로 해석할 수는 없다.

위성 영상의 방법이 벽화 사진에서도 통하는 이유

원격탐사 영상에서는 토양이나 암석처럼 성질이 비슷한 표면의 밝기가 여러 채널에서 함께 오르내린다. 채널들이 강하게 상관되면 전체적인 명암 변화가 미세한 색 차이를 가린다. 단순한 밝기 대비 조절은 어두운 픽셀과 밝은 픽셀의 간격을 늘릴 뿐이어서, 밝기는 비슷하지만 색조가 조금 다른 표면을 충분히 분리하지 못할 수 있다.

벽화 사진에도 같은 구조가 생긴다. 바위, 풍화층, 침전물과 희미한 안료가 육안으로는 비슷한 갈색이나 회색처럼 보여도 카메라가 기록한 RGB 값은 완전히 같지 않을 수 있다. Decorrelation stretch는 이 작은 채널 차이를 확대한다. 새 정보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센서에는 남았지만 일반 화면에서 구별하기 어려웠던 차이를 보기 쉬운 형태로 바꾸는 것이다.

2023년 npj Heritage Science 연구 에 따르면 이 알고리즘은 1978년 JPL에서 Landsat 다중분광 영상의 대비를 높이기 위해 개발됐고 이후 ASTER 영상에도 사용됐다. 연구진은 동시에 가시광 세 채널만 기록하는 RGB 사진이 더 많은 파장대를 측정하는 초분광 영상보다 비슷한 물질을 구분하는 데 제한적이라고 설명한다.

공분산 행렬이 색의 숨은 방향을 찾는다

암벽화 사진의 RGB 픽셀에서 바위와 희미한 안료가 서로 다른 분포 방향을 이루는 비교

알고리즘은 각 픽셀을 빨강(R), 초록(G), 파랑(B) 값으로 이루어진 3차원 점으로 본다. 그늘 때문에 어두워진 부분에서 세 값이 함께 감소한다면 채널 사이의 상관관계가 강하다는 뜻이다. 영상의 픽셀을 색 공간에 펼치면 점들이 구형으로 고르게 흩어지지 않고 특정 대각선 방향으로 길게 뭉칠 수 있다.

공분산 행렬은 이 점구름의 모양을 숫자로 요약한다. 대각선 성분은 각 채널 값이 얼마나 퍼졌는지를, 나머지 성분은 두 채널이 함께 변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 행렬 자체가 안료의 종류나 도상의 의미를 판정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에서 색 변화가 주로 어느 방향으로 일어나는지 보여주는 통계다.

조건부 예로, 대부분의 픽셀에서 R과 G가 거의 같은 비율로 변하지만 안료가 남은 작은 영역에서만 R이 G보다 조금 높다고 가정해 보자. 원본에서는 벽의 큰 명암 변화가 이 차이를 압도한다. 두 채널이 함께 움직이는 큰 변화와 둘 사이의 작은 어긋남을 별도 축으로 분리하면, 눌려 있던 작은 차이만 더 크게 늘릴 수 있다.

어떤 픽셀을 계산에 포함하느냐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벽 옆의 초목이나 짙은 그림자까지 표본에 들어가면 공분산 구조가 관심 대상보다 주변 요소의 색 분포에 더 크게 좌우될 수 있다. 같은 사진이라도 전체 화면과 특정 벽면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가 달라지는 이유다.

좌표축을 돌리고 대비를 늘린 뒤 되돌린다

상관된 RGB 채널을 회전하고 대비를 확장해 기존 안료 경계를 드러내는 과정

다음 단계에서는 공분산 행렬의 고유벡터를 이용해 RGB 색 공간의 좌표축을 점구름이 뻗은 방향으로 회전한다. 이렇게 만든 새 축에서는 채널들이 서로 함께 움직이지 않게 된다. ‘비상관화’라는 이름은 이 과정에서 나온다.

회전된 공간에서는 각 축의 분산을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대비를 확장한다. 원래 넓게 퍼져 있던 방향보다 거의 눌려 있던 방향이 더 크게 늘어난다. 바위와 안료 사이의 미세한 색 차이가 화면에서 뚜렷한 간격으로 변하는 핵심 단계다.

마지막에는 역변환을 적용해 결과를 RGB 영상으로 만들고 표시 가능한 값의 범위에 맞춘다. DStretch의 알고리즘 설명 은 공분산 또는 상관행렬을 대각화하고 색 성분의 분산을 맞춘 뒤 역변환하는 과정을 하나의 3×3 변환 행렬로 정리한다. 선을 새로 그리거나 픽셀의 위치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모든 위치의 색 벡터에 같은 변환 규칙을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변환은 안료의 고고학적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센서 잡음, 압축 흔적, 불균일한 조명과 바위의 자연스러운 변색이 작은 분산 방향에 섞여 있다면 그것들도 함께 확대된다. 강화본에 선처럼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인공적인 도상이라고 확정할 수 없는 이유다.

색 공간과 선택 영역에 따라 다른 흔적이 강조된다

같은 암벽화 사진에서 색 공간과 선택 영역에 따라 서로 다른 흔적이 강조된 결과

Decorrelation stretch의 출력은 하나로 고정되지 않는다. RGB는 카메라의 세 채널을 직접 다루지만 LAB나 YUV 계열의 색 공간은 밝기와 색 성분을 다른 축으로 나눈다. 좌표계가 달라지면 픽셀의 공분산 구조와 크게 늘어나는 방향도 바뀌므로, 한 변환은 붉은 흔적을 강조하고 다른 변환은 노란색이나 어두운 흔적을 더 분명하게 만들 수 있다.

DStretch가 RGB와 LAB뿐 아니라 YUV 또는 LAB를 변형한 여러 색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정 설정에서 더 화려하게 보이는 결과가 원본에 더 충실하다는 뜻은 아니다. 각 설정은 특정한 색 차이를 다른 차이보다 두드러지게 표현한다. 역변환 방식이나 추가적인 색조 이동에 따라서도 실제 표면색과 결과 영상의 거리는 더 벌어질 수 있다.

통계를 계산할 영역을 바꾸는 효과도 크다. 벽 전체를 선택하면 넓은 표면에서 지배적인 색 변화가 기준이 되지만, 작은 패널만 선택하면 그 안의 미세한 차이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반대로 영역이 지나치게 좁으면 표본이 편향되거나 잡음에 끌려갈 가능성이 커진다. 강화 결과를 비교하려면 원본 파일뿐 아니라 선택 영역, 색 공간과 변환 설정도 함께 기록해야 한다.

‘되살렸다’는 말은 가독성의 회복을 뜻한다

제목의 ‘되살린다’는 표현은 벽화의 물질이나 원래 색이 복구됐다는 뜻이 아니라, 사진에 남아 있던 흔적의 가독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안료 신호가 입력 사진에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면 RGB 채널을 어떻게 변환해도 되찾을 정보가 없다. 알고리즘은 비어 있는 부분을 역사적 지식으로 추정해 채우지도 않는다.

NASA의 고고학 적용 사례 에는 2010년부터 2012년 사이 앙코르와트에서 육안으로 거의 보이지 않던 기마 인물과 전통 연주 장면이 약 200점의 다른 그림과 함께 확인된 과정이 소개돼 있다. 같은 페이지의 멕시코 바하칼리포르니아 수르 산보르히타 동굴 비교 자료에서도 처리 전에는 희미했던 인물 형상이 DStretch 적용 후 뚜렷하게 구분된다.

다만 강화본 한 장만으로 발견을 확정할 수는 없다. 원본의 같은 위치에 대응하는 흔적이 있는지, 여러 변환에서도 윤곽이 유지되는지, 균열·광물 얼룩·그림자와 형태가 겹치지 않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필요한 경우 다른 조명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근적외선·초분광 측정, 안료 분석처럼 독립적인 자료로 가설을 검증할 수 있다.

적용 대상의 차이도 중요하다. 표면에 안료로 그린 벽화나 채색 암벽화에서는 색 차이가 직접적인 분석 신호다. 반면 바위를 쪼거나 긁어 만든 좁은 의미의 암각화는 높낮이와 질감이 주된 신호이므로 사광 촬영이나 3차원 기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표면 변색이 함께 남았다면 decorrelation stretch가 보조 단서를 줄 수 있지만, 채색 벽화를 분석할 때와 원리가 완전히 같지는 않다.

결국 강화 영상에서 우선 읽어야 할 것은 화면색의 이름이 아니라 서로 다른 픽셀 집단의 경계가 어디에서 반복되는가다. 원본은 현재 표면의 기록이고, 강화본은 관찰할 후보를 드러내며, 다른 측정은 그 후보의 물질적 근거를 검증한다. 이 역할을 구분할 때 위성사진 알고리즘은 복원본을 만드는 마술이 아니라 희미한 문화유산을 분석할 수 있게 하는 도구가 된다.

공유:

뉴스레터 구독

최신 Web3, AI, 암호화폐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