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리에이터 마케팅 예산 33% 늘었지만, 가장 큰 병목은 연결이다

CreatorIQ가 2026년 9월 3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낸 연례 조사 발표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의 브랜드·대행사 응답에서 조직의 평균 연간 크리에이터 마케팅 투자는 전년보다 33% 늘었고 브랜드의 48%는 3배 이상 ROI를 보고했으며, 최고경영자 Chris Harrington은 “The real constraint now is infrastructure.”라고 말했다. 브랜드가 가장 많이 꼽은 운영 장애는 마케팅 시스템 사이에서 크리에이터 마케팅 데이터와 업무 흐름을 통합하는 일이었다.
투자 증가율은 브랜드와 대행사를 합친 조직의 평균 지출을 가리키고, ROI는 브랜드가 자기 프로그램에 대해 답한 수치다. 두 지표가 함께 개선됐다는 사실만으로 예산을 늘린 개별 브랜드가 더 높은 수익률을 얻었다고 결론 낼 수는 없다. 한국도 표본에 포함됐지만 공개된 핵심 수치는 한국 응답자만 분리한 결과가 아니다.
투자는 커졌지만 ROI는 자기보고 결과다
CreatorIQ 원문 보고서에 따르면 Sapio Research는 2026년 7~8월 한국을 포함한 9개국의 브랜드·대행사 마케팅 의사결정자 2,000명을 이메일 초청 방식의 온라인 설문으로 조사했고, 조직의 평균 연간 투자액은 480만 달러, 대기업 평균은 880만 달러였다. 보고서가 제시한 표본오차 범위는 약 ±3.0~3.2%포인트다. 이 범위는 설문 응답의 추정 오차에 관한 설명이며, 각 기업이 계산한 ROI의 회계 기준까지 일치한다는 뜻은 아니다.
브랜드 응답에서 3배 이상 ROI를 보고한 비중은 전년의 37%에서 48%로 높아졌다. 손익분기점에 머물렀거나 손실을 보고했다고 답한 비중은 21%에서 13%로 낮아졌고, 대행사의 73%는 고객사 프로그램의 ROI가 전년보다 좋아졌다고 답했다. 다만 브랜드의 ROI 배수와 대행사가 체감한 개선 여부는 질문과 응답 집단이 다르다. 이를 합쳐 시장 전체의 평균 수익률처럼 제시할 수는 없다.
설문은 응답자가 자신의 프로그램 성과를 평가하도록 했으며, 모든 참여 기업의 매출과 비용을 동일한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감사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제작비, 인건비, 광고 집행비를 어디까지 비용에 넣는지에 따라 같은 캠페인의 ROI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높은 ROI를 보고한 브랜드의 비중은 업계 응답 분포의 변화로 읽어야 한다. 국내 캠페인의 예상 수익률이나 예산 증가의 직접적인 효과로 옮겨 적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연결 문제가 예산과 인력 부족을 앞섰다
Net Influencer의 조사 보도는 데이터·업무 흐름 통합을 장애로 꼽은 브랜드가 27%로 가장 많았고, 부서 간 조율과 성과 측정이 각각 26%로 뒤를 이었으며, 예산과 인력 부족은 각각 18%였다고 전했다. 통합과 그다음 두 항목의 차이는 작다. 그럼에도 브랜드가 보고한 최상위 장애가 자원 부족에서 운영 체계로 옮겨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 변화는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사용처가 넓어진 상황과 맞물린다. 브랜드의 99%가 크리에이터 콘텐츠를 다른 용도로 재사용한다고 답했고, 56%는 소셜미디어 바깥에서도 활용했다. 유료 소셜 광고와 디지털 광고가 주요 재사용처이며, 브랜드 자체 채널과 웹사이트에도 같은 콘텐츠가 들어간다. 원래 게시물의 성과, 재편집한 광고의 성과, 제작비와 매체비가 서로 다른 시스템에 남으면 프로그램 전체를 한 기준으로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콘텐츠가 채널을 옮길 때는 성과 데이터뿐 아니라 사용 권한도 함께 이동해야 한다. 크리에이터와 합의한 게시 채널, 광고 전환 허용 여부, 재편집 범위와 사용 기간이 광고 집행팀에 전달되지 않으면 활용 가능한 자산인지 판단하는 데 다시 확인 작업이 필요하다. 이는 권한 문제가 이번 설문의 최상위 장애 항목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보고서가 지적한 콘텐츠 재사용과 부서 간 조율을 연결해 볼 때 생기는 구체적인 운영 과제다.
담당 조직도 하나로 고정돼 있지 않다. 브랜드에서 크리에이터 마케팅 실행을 주로 맡는 곳은 브랜드 마케팅팀, 소셜미디어팀, 유료 광고·성과 마케팅팀으로 나뉘고, 전담팀이 항상 중심에 있지는 않다. 콘텐츠를 만든 팀과 광고를 집행한 팀이 자산 이름이나 캠페인 식별자를 다르게 쓰면 동일한 콘텐츠의 사용 내역을 이어 보기 어렵다. 지출을 늘려 제작물과 집행 채널을 추가할수록 이러한 인수인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측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측정 기준은 다르다
브랜드의 77%는 크리에이터 마케팅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입증 방법으로 매출 귀속을 고른 비중은 19%였고, 마케팅 믹스 모델과 크리에이터 마케팅 플랫폼 대시보드는 각각 18%였다. 측정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도 어떤 방법을 우선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같은 ROI라는 말을 쓰더라도 기업마다 포함하는 성과와 관찰하는 기간이 다를 수 있는 이유다.
매출 귀속은 구매로 이어진 경로를 설명하는 데 쓰이고, 브랜드 효과나 증분 효과 조사는 즉각적인 구매 이외의 변화를 살핀다. 크리에이터가 만든 콘텐츠를 유료 광고에 다시 사용했다면 광고 집행으로 얻은 성과와 원래 콘텐츠의 기여를 어떻게 구분할지도 정해야 한다. 서로 다른 목표의 수치를 하나의 ROI 배수로 묶으면 광고비를 포함했는지,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금전 가치로 환산했는지가 보이지 않는다.
데이터가 여러 팀에 흩어져 있을수록 측정 방법의 차이는 운영상의 문제로 이어진다. 게시물 반응은 소셜미디어팀이, 광고 전환은 유료 광고팀이, 판매 실적은 별도 시스템이 관리할 수 있다. 이 기록이 같은 캠페인과 콘텐츠를 가리킨다는 연결 정보가 없으면 각 팀은 자신이 보는 일부 성과만 설명하게 된다. 통합이 가장 많이 꼽힌 장애라는 결과는 수치를 모으는 일뿐 아니라 수치가 무엇을 뜻하는지 맞추는 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국 시장에 적용할 때 남는 질문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하나지만, 공개된 평균 투자액과 ROI 분포, 장애 순위는 여러 국가의 응답을 합친 결과다. 달러로 표시된 조직 평균을 국내 브랜드의 통상 예산으로 보거나 글로벌 브랜드의 자기보고 ROI를 한국 캠페인의 기대 수익률로 삼으면 표본의 범위를 넘어선다. 국내 시장의 수익성을 따로 판단하려면 한국 응답자의 분포와 업종 구성, ROI 계산에 포함한 비용 항목이 필요하다.
이번 결과가 국내 브랜드에 제기하는 운영상의 질문은 더 구체적이다. 크리에이터별 원본 게시물과 광고에 재사용한 자산을 같은 식별자로 연결할 수 있는지, 사용 채널과 기간에 관한 합의가 재사용을 결정하는 팀에도 전달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광고 집행비와 콘텐츠 제작비를 어느 성과에 배분할지 정해져 있어야 팀마다 같은 결과를 서로 다른 예산의 성과로 중복 설명하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성과를 보고할 때도 판매, 도달, 브랜드 효과 가운데 해당 캠페인이 책임지는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래야 매출 귀속 수치와 브랜드 효과 조사 결과가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한다는 점을 유지하면서, 다음 집행과 비교할 수 있다. 한국만의 세부 결과가 공개되기 전까지 이번 조사가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변화는 국내 수익률의 기준값보다, 콘텐츠가 광고와 자체 채널로 확장될 때 권한·비용·성과 기록을 함께 이어야 한다는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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