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EC가 AI 일자리 안전망을 요구했다…긱 노동자도 논의 대상이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인적자원개발 장관들이 2026년 9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열린 회의에서 AI에 따른 직무 변화에 맞춘 재교육과 긱·계약 노동자 보호 강화를 촉구했다고 APEC의 9월 22일 결과 발표가 전했다. 장관들은 AI를 일자리 연결과 새로운 직업의 파악에 활용하면서, 노동자가 일을 옮기는 과정에서 필요한 훈련과 보호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회의에서는 공동성명과 AI가 역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부속문서가 채택됐다고 경제참고망의 9월 22일 현장 보도가 전했다. 한국 노동자에게 새 급여나 자격을 곧바로 부여하는 결정은 아니다. 이번 합의가 제시한 방향은 직업훈련, 직업 기준과 자격의 인정, AI를 활용한 일자리 연결, 다양한 고용형태에 맞는 사회보호로 나뉜다.
긱·계약 노동자 보호가 함께 거론된 이유
AI가 일자리를 찾는 방식을 바꾸더라도 노동자가 고용형태 때문에 보호에서 빠진다면 직무 전환을 뒷받침하기 어렵다. 난징 공동성명은 비정형·새로운 고용형태의 노동자가 겪는 문제를 각 경제권이 국내에서 다루고, 사회보장 체계가 다양한 고용형태를 수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자의 권리와 사회보호를 고용서비스나 기술훈련과 별개의 과제로 남겨두지 않은 것이다.
보호의 범위에는 일하는 동안의 조건뿐 아니라 일을 옮길 때 사회보장에 접근할 수 있는지도 포함된다. 새 기술을 배워 다른 직무에 지원할 기회가 있더라도, 전환 기간에 소득과 보호가 끊길 수 있다면 선택의 여지는 좁아진다. 플랫폼을 통해 일을 구하거나 계약을 바꿔 가며 일하는 사람에게 이 연결은 특히 중요한 문제다.
공동성명은 국내법에 따라 수급 자격이 있는 사람이 급여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자는 방향도 담았다. 따라서 한국에서 어떤 플랫폼 종사자나 계약 노동자가 어떤 급여를 받을 수 있는지는 국내의 적용 대상과 가입·수급 요건으로 결정된다. 국제회의의 문구만으로 기존 요건이 바뀌거나 새 보험 혜택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의 후속 정책에서 살펴볼 지점도 여기에 있다. 일자리를 연결하는 서비스와 직업훈련의 대상에는 포함되지만 사회보장에서는 빠지는 사람이 생기는지, 고용형태가 바뀔 때 기존의 보호가 이어지는지가 핵심이다. 장관들이 요구한 안전망의 효과는 선언 자체보다 그런 국내 규칙의 설계에서 드러난다.
재교육은 새 직무에 필요한 기술을 따라가야 한다
훈련에 관한 합의는 AI 교육 과정을 일괄적으로 늘리자는 데 그치지 않는다. 어떤 직업과 업무가 달라지는지 파악하고, 그 변화에 맞춰 재교육과 평생 직업훈련을 제공하자는 것이다. 같은 기술 변화라도 현재 하는 일을 계속하며 일부 업무를 바꾸는 사람과 다른 직업으로 옮겨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교육은 다를 수 있다.
장관들은 전통적인 직종과 새 직종 모두에서 현장 학습과 양질의 견습 기회를 넓히는 방향을 제시했다. 이는 새로 취업하는 사람의 훈련만이 아니라 재직자의 기술 전환도 다룬다는 뜻이다. 업무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관한 정보가 교육과정에 반영돼야, 노동자가 배운 내용을 실제 일에서 쓸 수 있다.
산업 수요와 훈련 내용의 연결도 강조됐다. 기업과 교육기관이 필요한 기술을 함께 살피고 교육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에서 이를 구체화한다면 교육과정의 이름이나 모집 규모보다 수료자가 어떤 업무를 맡을 수 있고 그 역량을 채용 과정에서 어떻게 인정받는지가 더 유용한 기준이 된다.
디지털 기술 교육을 넓히면서 장애인의 훈련 접근성을 높이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훈련의 효과는 과정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일을 계속하며 배워야 하는 사람이 참여할 수 있는지, 교육을 마친 뒤 직무 전환에 활용할 수 있는지까지 이어서 봐야 한다.
자격 인정 논의는 직업 이동과 맞닿아 있다
장관들은 직업 기준과 자격을 경제권 사이에서 더 잘 인정하는 문제도 논의했다. 기술 변화로 새로운 직업이 생길 때 필요한 역량을 설명하는 기준이 제각각이면, 노동자는 훈련을 마친 뒤에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증명해야 한다. 자격 인정은 배운 기술을 다른 일자리로 옮기는 과정의 부담과 연결된다.
다만 이번 논의가 회원경제의 자격을 자동으로 상호 인정하기로 결정했다는 뜻은 아니다. 어떤 직업의 어느 역량을 기준으로 삼고, 교육·평가 결과를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는 별도의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한국 노동자의 자격이 즉시 해외에서 통용되거나 해외 자격의 국내 효력이 바뀌었다고 해석할 근거는 없다.
국내에서 먼저 드러나는 과제는 직업의 이름, 훈련 내용, 채용 현장의 요구를 서로 맞추는 일이다. 교육기관이 가르친 기술을 채용하는 쪽이 다른 기준으로 판단한다면 노동자는 자격을 갖추고도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AI로 업무 내용이 달라지는 직종은 기존 직업명만으로 필요한 기술을 설명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래서 직업 기준의 개정은 새 이름을 붙이는 작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업무에서 요구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밝히고, 교육과 평가가 그 기술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합의는 자격증의 수보다 노동자의 역량이 일자리 사이에서 어떻게 인정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AI 일자리 연결은 고용의 질까지 이어져야 한다
AI를 활용한 일자리 연결은 구직자와 채용 수요를 더 세밀하게 이어줄 가능성이 있다. 장관들은 새로운 직업을 파악하고 앞으로 필요한 기술을 예측하는 용도도 함께 거론했다. 어떤 일이 늘어나는지에 관한 정보가 훈련에 반영되면, 노동자는 배우는 내용과 지원할 일자리 사이의 관계를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하지만 추천이 정교하다는 것과 노동자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같은 결과가 아니다. 경력과 기술이 맞는 공고라도 노동시간, 보수, 이동 가능성 같은 조건이 맞지 않을 수 있다. 한국에서 AI를 고용서비스에 적용한다면 추천 건수와 함께 실제 취업 여부와 연결된 일의 조건을 살펴야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개인별 연결에는 경력, 훈련 이력, 희망 조건 같은 정보가 활용될 수 있다. 이번 합의는 사회보장 분야에서 AI 도구를 사용할 때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 사람의 적절한 감독이 필요하다는 점도 짚었다. 고용서비스에서도 노동자가 어떤 정보에 따라 일자리를 추천받았는지 이해하고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절차가 중요해진다.
공공과 민간 고용서비스를 통해 일자리 연결을 개선하자는 방향은 훈련과 보호를 한 흐름으로 묶을 때 의미가 커진다. 노동자는 성장하는 직무를 알고 필요한 기술을 배운 다음 실제 일자리로 옮겨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고용형태가 달라졌다는 이유로 사회보호에 접근하기 어려워진다면, 더 빠른 연결만으로는 이번 합의의 목표에 이르기 어렵다.
한국 노동자에게 남는 변화는 앞으로 국내 정책이 이 연결을 어떻게 만들지에 달려 있다. 훈련을 마친 사람이 어떤 일로 옮겼는지, 그 일의 조건은 어떤지, 플랫폼과 계약 노동자는 전환 과정에서 어떤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가 합의의 실질적인 결과를 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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