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 신뢰도 42.9%로 10년 최저…AI 언급은 1년 새 164% 늘었다

Glassdoor의 2026년 9월 28일 발표에서 미국 직원의 향후 6개월 회사 사업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은 42.9%로 떨어졌고, 직원 리뷰의 AI 언급은 1년 새 164% 늘었다. 긍정 응답은 수정된 8월 수치인 44.5%보다 낮다. 회사의 앞날을 어둡게 보는 직원이 늘어난 시기에 AI도 더 자주 거론됐지만, 이 지수는 AI가 하락을 일으킨 정도나 직원의 이직 결심을 측정하지 않는다.
Fast Company의 보도는 이번 결과를 10년 최저치로 소개하며 고용 안정, AI,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를 함께 짚었다. 지수가 묻는 것은 경영진에 대한 신뢰나 실직 예상이 아니라 다니는 회사의 사업 전망이다. 한국의 조직 리더와 직장인에게도 직장 내 불안을 이해할 단서는 되지만, 조사 범위는 미국의 Glassdoor 이용자다.
42.9%는 무엇을 잰 수치인가
지수의 바탕이 되는 질문은 직원에게 자신이 다니는 회사의 향후 6개월 사업 전망을 긍정적·중립적·부정적으로 평가하게 한다. Glassdoor의 지수 방법론에 따르면 긍정 평가의 비율을 구한 뒤 플랫폼 이용자 구성의 변화와 미국 산업별 고용 규모를 반영해 가중치를 조정한다. 집계에는 정규직과 시간제 직원의 평가를 쓰고 인턴과 계약직은 제외한다.
평가를 남기는 사람은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산업별 가중치를 적용하더라도 미국 노동자 전체에서 무작위로 뽑은 표본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직원이 후기를 쓰기로 했는지, 어느 업종의 직원이 플랫폼을 많이 이용하는지에 따라 응답 구성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전국 지수의 변화는 직원 인식의 흐름을 보여주지만, 특정 회사 직원도 같은 비율로 답할 것이라는 추정에는 사용할 수 없다.
9월 수치에는 그달 17일까지 들어온 평가가 반영됐다. 앞서 발표됐던 8월 값도 새 자료를 반영해 44.1%에서 44.5%로 수정됐다. 두 달을 비교할 때는 처음 공개된 값이 아니라 수정된 값을 써야 하며, 뒤이은 발표에서 9월 잠정치도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수정 가능성은 한 달 사이의 움직임을 해석할 때 중요하다.
AI 언급 증가는 왜 하락의 원인으로 단정할 수 없나
직원 리뷰에서 AI가 더 자주 등장한 것은 직장에서 AI가 중요한 화제가 됐다는 신호다. 다만 단어가 언급된 횟수는 그 단어를 쓴 직원의 감정이나 회사 전망 평가와 같은 측정값이 아니다. AI에 관한 리뷰에는 업무 자동화에 대한 걱정뿐 아니라 도구 도입 경험, 생산성에 대한 기대, 경영진의 계획에 대한 평가도 담길 수 있다. 언급 증가율을 곧바로 불안의 크기나 AI로 인한 감원 규모로 바꿔 읽을 수 없는 이유다.
같은 리뷰에서 ‘불확실성’ 언급은 전년보다 84% 늘었고, 물가 상승은 22%, 해고는 13%, 경기침체는 6% 늘었다. 직원은 회사의 매출 전망과 채용 계획, 자신의 역할 변화, 생활비 압박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지수와 단어 언급 통계는 여러 우려가 겹친 시기를 보여주지만, 각 요인이 긍정 응답의 하락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분리해 계산하지는 않는다.
이직 의도와도 구분해야 한다. 회사의 앞날을 부정적으로 보는 직원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볼 가능성은 있지만, 사업 전망 질문은 구직 활동이나 퇴사 계획을 묻지 않는다. 미국 플랫폼의 전체 지수만으로 한국의 특정 기업에서 퇴사자가 늘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어렵다. 회사 전망이 나빠졌다는 관찰과 실제 잔류 의향의 변화는 서로 다른 질문으로 확인해야 한다.
산업별 격차는 어디서 컸나
전국 수치의 하락 속에서도 업종별 방향은 달랐다. 산업별 수치는 최근 3개월의 이동평균이고, 전년 대비 변화는 비율의 상대적 증감이 아니라 퍼센트포인트 차이다. 따라서 전국 지수의 단일 월 수치와 산업별 수준을 같은 방식으로 비교해서는 안 된다.
- 통신업의 9월 긍정 응답 비율은 29.8%로 전년보다 14.3%포인트 낮았다. 해당 업종 리뷰에는 반복되는 감원과 구조조정, AI를 이용한 업무 자동화 압박,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가 함께 등장한다.
- 예술·엔터테인먼트·레저업은 32.7%로 전년보다 9.9%포인트 낮았고, 음식점·외식업은 35.5%로 8.3%포인트 낮았다. 큰 낙폭이라는 공통점만으로 두 업종의 원인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
- 반대로 제약·생명공학은 42.7%로 전년보다 6.4%포인트, 운송·물류는 47.4%로 3.6%포인트 높았다. 모든 업종의 직원이 전국 지수와 같은 방향으로 답한 것은 아니다.
최근 한 달의 변화도 연간 변화와 다르게 나타났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예술·엔터테인먼트·레저는 9월에 각각 2.2%포인트 내려 월간 낙폭이 가장 컸다.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에서는 창작 업무와 맞닿은 AI에 대한 거센 반응이 나타났고, 통신업에서는 AI 압박과 감원 문제가 함께 거론됐다. 같은 기술에 관한 언급이라도 직원이 처한 사업 환경과 업무 변화가 다르면 회사 전망 평가도 다른 경로로 움직일 수 있다.
직급별 간극과 조직에서 확인할 신호
초급 직원의 긍정 응답 비율은 9월에 0.9%포인트, 전년과 비교하면 4.1%포인트 내려갔다. 중간 직급은 전년보다 1.9%포인트 낮아진 반면, 상위 직급은 4.6%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회사의 전망을 평가하더라도 경력 단계에 따라 사업 계획을 접하는 경로와 조직 변화의 영향이 다를 수 있다. 이 차이만으로 직원들이 왜 서로 다르게 답했는지, AI에 대한 태도가 직급별로 얼마나 다른지는 알 수 없다.
조직에서 살필 선행 신호는 전국 평균보다 내부의 간극에 있다. 사업 전망에 대한 평가가 직급이나 사업 부문에 따라 벌어지는지, 채용 축소 또는 역할 재편 뒤 어느 집단의 평가가 먼저 변하는지, AI 도입이 실제 업무 범위와 평가 기준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초급 직원의 전망 악화가 나타난다면 현재 직무의 변화뿐 아니라 다른 일자리로 옮길 수 있다고 느끼는지도 별도로 살펴야 한다.
잔류 의향은 사업 전망과 별개의 질문으로 확인해야 한다. 직원이 회사의 실적을 걱정하면서도 남을 수 있고, 반대로 회사의 성장 전망을 좋게 보면서 이직을 준비할 수도 있다. 직원이 보는 회사의 앞날과 경영진이 제시하는 계획 사이에 간격이 있다면, 그 간격이 어느 직급과 업무에서 커지는지가 다음 조직 판단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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