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설계하고 로봇이 실험한다…KAIST SHARE Hub의 약속

KAIST와 Thermo Fisher Scientific이 차세대 자율형 연구허브 ‘SHARE Hub’를 공동 구축하기로 했다. 양측은 2026년 8월 26일 구축과 전략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고, KAIST는 27일 이를 발표했다. KAIST의 공식 발표 에 따르면, 연구자가 과학적 질문과 방향을 정하면 AI가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이 수행한 뒤 데이터를 다음 실험에 반영하는 연구 환경이 목표다.
현재 확정된 상태는 허브 구축과 핵심 기술 공동 개발에 합의한 MOU 단계다. SHARE Hub가 완공되거나 연구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아니며, 협약식의 구체적인 개최 장소도 공개 자료에 명시되지 않았다. 디지털투데이 보도 도 26일 협약 체결과 폐쇄형 실험 순환, 모듈형 구조, Challenge Program 추진 계획을 확인하지만 개소 시점이나 운영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
연구자의 질문이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는 방식

SHARE Hub가 지향하는 자율성은 기계가 미리 입력된 절차만 반복하는 자동화와 다르다. 출발점은 연구자가 제시하는 과학적 질문과 연구 방향이다. AI는 이를 바탕으로 실험을 설계하고, 로봇은 연결된 장비를 이용해 실제 절차를 수행한다. 측정된 데이터는 다시 AI에 전달돼 분석과 후속 실험 설계에 쓰인다.
이 구조가 구현되면 ‘질문→설계→실행→측정→재설계’가 하나의 폐쇄형 순환을 이룬다. 한 번의 실험 결과가 다음 조건을 정하는 입력값이 되므로, 장비 자동화와 AI의 의사결정을 별개로 운영하는 방식보다 실험 반복을 촘촘하게 연결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SHARE라는 이름도 사람의 직관, AI 추론, 로봇 실행, 실험 데이터를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붙었다.
그렇다고 연구자를 의사결정에서 제외하는 완전 무인 실험실을 뜻하지는 않는다. 공식 구상에서 연구자는 질문과 방향을 제시하는 주체이며 AI와 로봇은 설계·수행·환류를 담당하는 체계다. 안전 조건, 승인 절차, 결과 해석에서 사람이 어느 범위까지 개입할지는 후속 설계와 실증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한다.
AI와 실험 장비를 바꿔 끼우는 모듈형 구조

허브의 기술적 골격은 ‘Digital Plug & Play’와 ‘Physical Plug & Play’다. 전자는 새로운 AI 시스템과 운영 소프트웨어를 연구 환경에 연결하는 구조이고, 후자는 로봇과 실험 장비를 유연하게 결합하는 방식이다. 특정 장비 조합에 고정된 시설보다 연구 과제와 기술 변화에 맞춰 구성 요소를 추가하고 실제 연구 과정에서 성능과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허브를 지향한다.
KAIST는 생명과학·화학·의과학·AI·로보틱스의 연구 역량과 연구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Thermo Fisher Scientific은 연구 장비와 실험실 자동화 플랫폼, 시스템 통합 역량을 결합할 계획이다. 양측은 장비를 배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율실험실에 필요한 연결 기술과 연구 방법을 공동 개발해 SHARE Hub 안에서 통합·시험·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모듈성은 자율실험실의 실제 작동 여부를 가르는 조건이기도 하다. AI가 다음 조건을 골라도 로봇이 그 절차를 수행하지 못하거나 장비 간 데이터 형식이 호환되지 않으면 순환은 끊긴다. 충청뉴스 보도 는 두 종류의 플러그 앤 플레이 구조와 AI·로보틱스·자동화 기술을 함께 검증할 Challenge Program 추진 방침을 전했다.
신약개발 난제를 겨냥한 Challenge Program

양측은 과학 연구와 신약개발의 실제 난제를 대상으로 AI·로보틱스·자동화 핵심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검증하는 Challenge Program을 추진할 계획이다. KAIST는 이 과정에서 결과물을 전달받는 단순 사용자가 아니라 공동 개발자, 최초 사용자, 검증 파트너로 참여한다. 다만 프로그램은 추진 계획이 공개된 단계로, 모집 일정이나 선정 기준, 첫 과제는 발표되지 않았다.
협약 당일 열린 SHARE 미니 심포지엄에서는 자율 신약개발, AI 기반 단백질 설계, 차세대 치료제, 자율 화학실험을 중심으로 KAIST 연구 성과와 공동연구 방향이 논의됐다. 이 주제들은 허브가 겨냥하는 연구 영역을 보여주지만, 각각이 SHARE Hub의 확정된 첫 프로젝트라는 뜻은 아니다.
신약개발은 폐쇄형 실험 순환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분야다. AI가 후보 물질을 설계하더라도 실제 합성·생산과 효능·물성 평가는 별도의 시간, 비용과 전문성을 요구한다. SHARE Hub는 계산 단계에서 나온 후보를 로봇 실험으로 넘기고, 측정값을 다시 AI에 돌려보내 다음 후보와 조건을 정하는 과정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려 한다. 연구 속도나 비용이 실제로 얼마나 개선되는지는 아직 검증 결과가 없다.
MOU가 확정한 범위와 남은 질문
이번 협약으로 확인된 것은 두 기관이 SHARE Hub를 공동 구축하고, 자율실험실의 핵심 기술과 연구 방식을 함께 개발하며, Challenge Program을 추진한다는 방향이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기업·대학·연구소·병원까지 참여 범위를 넓혀 새로운 연구 장비와 AI·로봇·자동화 기술을 공동 개발하고 검증하는 개방형 테스트베드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도 포함됐다.
반면 시설 위치와 면적, 예산, 구축 완료 목표일, 운영 인력과 도입 장비 목록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외부 연구자의 참여 절차, Challenge Program의 공모 방식, AI가 독자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범위도 미정이다. 완공, 상용 운영 또는 기술 성능을 입증하는 실증 결과로 해석할 근거는 현재 없다.
따라서 ‘AI가 설계하고 로봇이 실험한다’는 문장은 SHARE Hub가 구현하려는 작동 원리를 요약한 약속이다. 실제 자율성은 서로 다른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안정적으로 연결되는지, 데이터가 다음 실험에 즉시 활용될 수 있는지, 연구자의 승인과 안전 통제가 어떻게 설계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다음 이정표는 구체적인 구축 일정과 첫 실증 과제, 참여 방식, 성능·재현성 평가 기준의 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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