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채용 수요는 늘었지만 직무별 격차는 10배를 넘었다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2
AI 채용 수요는 늘었지만 직무별 격차는 10배를 넘었다

SHRM이 2026년 9월 22일 공개한 27개국 IT·컴퓨터과학 채용공고 분석 에서는 모든 조사국에서 AI 역량을 언급한 공고의 비중이 이전 조사 기간보다 상승했다. 그러나 SHRM의 연구 소개 에 제시된 직무군별 국가 중앙값은 데이터 분석·수학 55.1%, 네트워크·시스템 지원 4.7%로, 두 값을 비교하면 격차가 10배를 넘는다.

따라서 AI 관련 채용 수요가 늘었다는 말은 모든 직무에서 요구 수준이 비슷해졌다는 뜻이 아니다. 같은 발표를 다룬 HR News Canada 보도 도 조사 대상 27개국에서 수요가 증가했지만 국가와 직무에 따라 양상이 달랐다고 전했다. 한국 구직자에게 이 결과가 직접 답하는 질문은 전체 채용 인원이 얼마나 늘었느냐가 아니라, 지원하려는 분야의 공고에 AI 역량이 얼마나 자주 등장하느냐다.

직무군 중앙값을 비교하면 요구 비중은 약 11.7배

가장 큰 차이는 같은 IT·컴퓨터과학 분야 안의 직무군 사이에서 나타난다. 공개된 두 중앙값은 각 나라에서 해당 직무군 공고 중 AI 역량을 언급한 비중을 구한 뒤, 국가별 값의 중앙에 놓인 수치를 보여 준다. 한 나라의 전체 공고를 합쳐 계산한 비율도, 모든 나라의 공고 수를 합산해 낸 세계 평균도 아니다.

  • 데이터 분석·수학: AI 역량을 언급한 공고 비중의 국가별 중앙값 55.1%.
  • 네트워크·시스템 지원: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국가별 중앙값 4.7%.

두 수치를 나누면 약 11.7배다. 이 배수는 직무군마다 산출한 국가 중앙값끼리의 비교이며, 한국의 두 직무군에서 실제로 관측된 차이를 뜻하지 않는다. 채용공고에 AI가 등장할 가능성을 설명하는 지표이므로 임금, 채용 인원 또는 지원자의 합격 가능성에 그대로 적용할 수도 없다.

넓은 직무군을 더 세분하면 또 다른 모습이 나온다. AI 엔지니어 공고에서는 93%, 데이터 과학자 공고에서는 75%가 적어도 하나의 AI 역량을 언급했다. 이는 앞서 제시한 직무군별 국가 중앙값과 집계 단위가 다르다. 데이터 분석·수학 분야의 모든 일자리가 AI 엔지니어와 같은 수준의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의미로 읽으면 수치의 범위를 벗어난다.

반대로 네트워크·시스템 지원의 낮은 중앙값은 그 분야에서 AI 업무가 없다는 판정이 아니다. 그 직무군의 채용공고에 분석 대상 AI 역량이 명시된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는 결과다. 실제 업무에서 도구를 사용하는지, 채용 과정에서 어떤 능력을 평가하는지는 공고의 단어 출현만으로 확인할 수 없다. 직무군을 구분하지 않고 ‘AI 인재 수요’라는 하나의 수치로 묶으면 이런 차이가 사라진다.

일반 AI, 생성형 AI, 에이전트의 분모는 같다

AI 역량을 언급한 공고 안에서도 기업이 적은 말의 구체성은 다르다. AI 관련 공고의 60.3%에는 인공지능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표현이 등장했다. 생성형 AI가 등장한 비중은 15.3%, AI 에이전트가 등장한 비중은 13.9%였다. 이 세 비율의 분모는 전체 IT·컴퓨터과학 공고가 아니라 AI 관련 공고다.

  • 일반 AI 언급: AI 관련 공고의 60.3%.
  • 생성형 AI 언급: AI 관련 공고의 15.3%.
  • AI 에이전트 언급: AI 관련 공고의 13.9%.

한 공고에 일반적인 AI 표현과 생성형 AI 또는 에이전트가 함께 적힐 수 있으므로 세 비율을 더해 전체라고 해석할 수 없다. 이 값들은 기술을 실제로 사용한 기업의 비중도 아니다. 채용공고에 특정 표현이 얼마나 나타났는지를 보여 주며, 공고마다 그 표현으로 요구하는 숙련도가 같은지는 말해 주지 않는다.

일반적인 표현이 더 많이 등장했다는 사실은 ‘AI 경험’이라는 문구 하나로 모델 개발 능력을 요구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 발표 자료에는 인공지능·머신러닝 같은 넓은 용어와 함께 생성형 AI, 클라우드 플랫폼, PyTorch, TensorFlow 등 보다 구체적인 기술 이름도 나온다. 이들은 같은 수준의 능력을 가리키는 동의어가 아니다. 한 공고가 어떤 작업과 도구를 명시했는지를 봐야 사용 경험을 묻는지, 개발 역량을 묻는지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다만 이 분석은 용어의 출현 빈도를 집계한 자료다. 일반 AI를 언급한 공고가 모두 입문 수준의 사용자를 찾는다거나, 에이전트를 언급한 공고가 모두 시스템 구축 경험을 요구한다고 분류한 결과는 아니다. 한국 채용공고에도 같은 단어가 쓰이더라도 필수 요건, 우대 요건, 담당 업무 가운데 어디에 놓였는지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국제 조사에서 확인된 것은 표현의 빈도이지 국내 기업의 평가 기준은 아니다.

국가별 평균도 직무 구성의 차이를 지우지 못한다

국가 간 격차는 직무군 격차와 별도로 존재한다. 조사 기간에 IT·컴퓨터과학 공고 중 AI 역량을 언급한 평균 비중은 오스트리아 7%, 미국 28.5%였다. 미국 다음으로 제시된 캐나다는 28.1%, 아르헨티나는 27.4%, 싱가포르는 27.3%, 아일랜드는 26.4%였다. 이 값은 각국의 해당 분야 공고에서 AI 역량이 나타난 비중이지, 나라별 AI 채용 인원 순위가 아니다.

비중이 높은 곳과 빠르게 오른 곳도 반드시 같지는 않았다. 이전 조사 기간과 비교한 상승 폭은 아르헨티나 15.5%포인트, 칠레 13.1%포인트로 제시됐다. 이미 높은 비중을 보이는 시장인지, 최근 변화 폭이 큰 시장인지를 구분해야 하는 이유다. 각 나라에서 어떤 직무의 공고가 많이 나왔는지까지 살피지 않고 국가 평균만 비교하면 구직자가 마주할 실제 요구를 설명하기 어렵다.

AI 관련 공고에 대인 역량이 함께 적히는 정도도 달랐다. 그 비중은 호주 5.7%, 프랑스 34.3%로 제시됐다. AI 역량을 요구한다는 공통점만으로 협업이나 의사소통에 대한 명시적 요구까지 같다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다만 공고에 대인 역량이 적혀 있지 않다고 해서 실제 업무에 그런 능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 역시 낼 수 없다.

한국 채용 규모를 말하려면 별도 자료가 필요하다

분석 대상은 Lightcast가 수집한 활성 IT·컴퓨터과학 채용공고다.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를 그 이전 12개월과 비교했으며, AI 역량 386개를 10개 범주로 묶고 대인 역량 22개도 살폈다. 조사 국가는 데이터 품질, 과거 자료의 충분성, 지역별 대표성을 기준으로 선정됐다. 모든 산업과 직무를 포괄하는 채용시장 조사로 범위를 넓혀 읽을 수는 없다.

또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된 것은 조사 범위 안에서 AI 역량을 언급한 공고의 비중이다. 전체 공고 수가 증가했는지, 해당 공고가 실제 채용으로 이어졌는지, 채용 뒤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는 이 비율만으로 알 수 없다. 공고 수가 달라지면 같은 비중이라도 공고의 절대 건수는 달라질 수 있다. 제목의 ‘수요 증가’ 역시 이 조사에서 측정한 역량 언급 비중의 상승이라는 범위에서 이해해야 한다.

공개된 발표와 연구 소개에는 한국의 직무군별 비율이 제시되지 않는다. 따라서 데이터 분석·수학의 국가 중앙값이나 미국의 평균을 한국 채용공고의 수치로 옮겨 쓸 근거는 없다. 한국에서 어느 직무의 요구가 얼마나 늘었는지 판단하려면 같은 직무 분류와 비교 기간을 적용한 국내 공고 자료가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것은 조사 대상 국가의 IT·컴퓨터과학 공고에서 AI 언급 비중이 상승했고, 그 요구의 빈도와 표현은 직무군 및 기술 범주에 따라 크게 달랐다는 점까지다.

함께 읽기:

공유:

뉴스레터 구독

최신 Web3, AI, 암호화폐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