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EIR에 1억1000만달러…AI 데이터센터의 병목은 전력선이었다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1
VEIR에 1억1000만달러…AI 데이터센터의 병목은 전력선이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워번에 본사를 둔 VEIR는 2026년 10월 8일 공식 발표에서 Matter Venture Partners와 Tyche Partners가 공동 주도하고 LG Technology Ventures 등이 참여한 1억1000만달러 시리즈 C 투자 라운드를 마감해 누적 조달액이 2억2500만달러가 됐다고 밝혔다. 자금의 목적지는 AI 연산 장비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안에서 전기를 보내는 초전도 전력 전달 시스템의 생산과 상용 배치다.

투자 판단의 핵심은 발전량과 구분되는 건물 내부의 전력 밀도다. 데이터센터가 외부 전력망에서 전기를 확보하더라도 서버 랙까지 보내는 케이블과 배전 경로가 커지면 장비를 배치할 공간과 증설 속도가 제약된다. VEIR는 구리 기반 설비가 차지하는 자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이 구간을 공략하며, 모의 시설에서의 실증을 고객 현장 설치로 옮기려 하고 있다.

전기는 들어와도 랙까지 보내는 길이 좁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문제는 공급 계약이나 발전소 용량에서 끝나지 않는다. 건물에 도착한 전기는 배전 설비를 거쳐 각 연산 장비의 랙으로 가야 한다.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서버를 놓거나 랙의 전력 소비가 높아지면, 짧은 구간의 배선에도 더 높은 용량이 요구된다. 전력 경로의 폭과 배치가 연산 장비의 밀도를 좌우하는 이유다.

구리 케이블은 전류가 흐를 때 저항으로 열이 생기고, 전달할 전력이 커질수록 케이블의 단면이나 수량, 이를 수용하는 경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늘어난 배선은 냉각 설비와 다른 전력 장비가 차지할 공간, 시공 순서, 유지관리 접근성과 얽힌다. 그 때문에 케이블의 가격만 비교하면 데이터센터 운영자가 실제로 맞닥뜨리는 제약을 놓치기 쉽다.

VEIR가 초점을 맞춘 곳은 전력회사 계량기 뒤, 곧 데이터센터 운영자 측의 배전 구간이다. 초전도 케이블을 극저온 냉각 장치와 결합해 작은 경로로 큰 전력을 보내고, 제어 장치와 케이블 종단 장치, 상태 감시 장치를 함께 운영하는 구성이다. 초전도체의 낮은 전기 저항은 이 장점의 근원이지만, 성능을 유지하려면 냉각 장치가 계속 작동해야 한다.

그래서 기술의 경제성도 케이블 한 가닥의 용량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배선 통로를 얼마나 줄이고 기존 설비와 어떻게 연결하며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와 정비를 얼마나 감당해야 하는지가 함께 계산돼야 한다. 공간이 가장 부족한 시설에서는 큰 설비를 우회하거나 건물 설계를 바꾸는 비용이 중요할 수 있다. VEIR의 제안은 이런 설계상의 마찰을 줄이는 데 있다.

STAR 실증이 보여준 전력 전달의 범위

VEIR는 2025년 11월 12일 발표한 STAR 실증에서 모의 데이터센터 환경의 저전압 케이블 한 가닥으로 3MW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STAR는 ‘Superconducting Technology for AI Racks’의 약칭이다. 실증 장소는 워번 본사 인근이었으며, 이 시험은 실제 고객 시설의 장기 운영 실적과 구분해야 한다.

시험의 의미는 고용량 케이블을 전시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전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연결부, 극저온 상태를 유지하는 냉각, 전력 경로의 제어를 함께 설계해야 데이터센터용 시스템으로 쓸 수 있다. 케이블이 공간을 절약하더라도 주변 장치가 그 이점을 상쇄하면 고객이 도입할 이유가 약해진다. 투자자들이 관심을 둔 것은 이 통합된 경로를 반복해서 구축할 가능성이다.

초전도 상태에서는 케이블 자체의 저항 손실을 크게 낮출 수 있지만 냉각이 멈추면 같은 성능을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실제 시설에서는 냉각 설비의 신뢰성, 장애 시 대응, 기존 배전 설비와의 접속이 용량만큼 중요하다. 모의 환경에서 얻은 결과를 고객 시설로 옮길 때는 케이블이 건물의 어떤 경로를 지나고 누가 운영을 맡는지도 설계해야 한다.

VEIR가 공개한 실증은 데이터센터 내부 전력 전달이 투자 대상이 될 만큼 구체적인 문제라는 점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객 현장마다 건물 구조와 전력 설계가 달라 같은 케이블을 동일한 방식으로 설치할 수는 없다. 생산부터 시공, 냉각 설비 운영까지 묶인 표준 구성을 만들 수 있는지가 실증 이후의 기술 과제다.

투자금이 향하는 곳은 생산과 첫 상용 배치

TNW의 투자 보도는 VEIR가 제조 능력을 늘리고 제품 개발을 진행하면서 첫 상용 초전도 전력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으며, Tyche Partners의 매니징 파트너 Weijie Yun은 “the physics of copper has become a fundamental limitation”이라고 말했다. 구리 배선의 물리적 한계가 AI 시설 확대의 제약으로 떠올랐다는 투자자의 판단이다.

시제품에서 상용 설비로 넘어가려면 공급망을 갖추는 작업도 필요하다. 케이블 외에 냉각 장치와 연결부, 제어 및 감시 구성요소를 확보하고 현장마다 맞는 길이와 경로로 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배전 구성을 설계하고 제작한 뒤 설치와 운영 지원까지 이어져야 투자금이 지속적인 납품 능력으로 바뀐다.

VEIR는 고객 및 업계 파트너와 AI 데이터센터용 참조 설계를 만들고 있다. 참조 설계는 시설 안에서 장치를 어떻게 연결할지 정하는 작업이므로 실제 고객 운영 실적과는 성격이 다르다. 첫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현재의 상태를 상용 생산 완료나 광범위한 배치로 읽을 수는 없다. 투자 이후 확인할 진전은 고객 시설에 설치한 구성의 가동과 반복 설치 가능성이다.

데이터센터 사업자에게 중요한 것은 약속한 전력을 필요한 장소에 예정된 시점에 제공할 수 있느냐다. 설계상 전력 용량이 충분하더라도 케이블이 지나갈 공간이나 시공 시간이 맞지 않으면 서버 배치를 미뤄야 할 수 있다. 초전도 방식이 이 병목을 줄인다면 연산 장비 투자와 시설 전력 투자의 시간표를 맞추는 데 도움이 된다. 그 효과는 실제 현장의 공사와 운영 자료가 쌓여야 평가할 수 있다.

LG Technology Ventures의 참여가 남긴 질문

한국 시장에서 주목할 대목은 LG Technology Ventures가 참여 투자자 명단에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LG 계열의 벤처 투자 조직이 데이터센터 내부 배전 기술에 자본을 투입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동 주도 투자사는 별도로 있으며, 공개된 자료에는 LG 측 개별 투자액이나 지분율이 없다. 자본 참여를 곧바로 장비 구매 계약이나 국내 시설 도입으로 연결할 근거도 없다.

투자자가 한국계라는 사실과 기술이 한국 시장에 들어오는 경로는 구분해야 한다. VEIR의 초기 사업 범위는 데이터센터 운영자 측 전력 설비이므로 국내 도입 여부도 고객 시설의 설계와 조달 결정에 달린다. 냉각 장치의 운영 조건이나 설치에 필요한 공간이 개별 시설의 제약과 어떻게 맞는지도 중요하다. 현재 드러난 한국과의 연결 고리는 투자 참여다.

첫 상용 프로젝트가 공개되면 판단할 수 있는 항목이 더 구체화된다. 실제 건물에서 확보한 배선 공간, 냉각 장치의 운영 부담, 설치 기간, 기존 구리 설비와의 총비용 비교가 그때의 핵심 자료다. 모의 데이터센터에서 확인된 전력 전달 능력이 여러 고객의 시설에서도 같은 방식으로 구현되는지에 따라 이번 투자의 산업적 의미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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