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AI 협의가 정례화된다…안전·표준·지재권 공조가 핵심

|작성자: QUASA 편집팀|5 분 소요| 1
한일 AI 협의가 정례화된다…안전·표준·지재권 공조가 핵심

외교부 발표에 따르면 2026년 10월 21일 서울 외교부에서 제2차 한일 AI 실무협의가 열렸고, 한국과 일본은 AI 안전·표준·지식재산권 거버넌스 협력을 논의하며 협의를 정례적으로 운영할 방침을 밝혔다. 국내 기업에 직접 닿을 수 있는 의제들이 공식 협의에 올랐지만, 제품 심사나 권리 처리에 적용할 공동 규칙이 정해진 단계는 아니다. 이번에 분명해진 변화는 양국 관계기관이 이 의제들을 계속 다루겠다는 운영 방향이다.

같은 날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양국 관계부처 실무급 약 30명이 참석했고, 한국 외교부 국제과학기술규범과장과 일본 외무성 경제외교전략과장이 각각 수석대표를 맡았다. 양측은 AI 정책 현황을 공유하고 연구 협력, 안전, 표준을 논의했다. 확인된 운영 방침은 협의의 정례화이며, 분야별 논의가 기업에 적용될 절차로 이어지려면 의제와 담당 기관을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

정례 협의에 모인 기관들은 어떤 문제를 맡나

한국 측에서는 외교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더해 국가AI전략위원회, 인공지능안전연구소, 국가기술표준원, 지식재산처, 문화체육관광부가 참여했다. 일본 측 대표단에는 외무성, 내각부, 총무성, 문부과학성, 경제산업성, 인공지능안전연구소가 포함됐다. 안전, 기술 기준, 권리 문제를 다룰 수 있는 기관들이 한 회의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중요하다. 다만 참석 기관의 명단만으로 각 기관 사이에 공동 사업이나 실무 작업이 배정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회의에서 양국은 세계 AI 환경과 자국 정책의 현황을 공유했다. AI 풀스택과 연구 분야에서는 협력 가능성을 모색했고, 안전·표준·지재권 분야에서는 거버넌스 협력과 다자무대 공조를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이 표현의 차이는 산업계가 기대할 수 있는 결과물의 성격을 가른다. 풀스택이나 연구에 관해 확정된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한 것은 아니고, 안전과 권리 분야에서도 통일된 규정을 발표한 것은 아니다.

정례 운영은 양국 담당자들이 정책 변화와 협력 과제를 계속 대조할 통로가 될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각국 정부가 어떤 문제를 함께 다루는지 파악할 계기가 생긴 셈이다. 다만 회의 주기, 다음 개최지, 기관별 작업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실제 정책 변화는 후속 협의에서 합의 내용이나 담당 과제가 구체화될 때 판단할 수 있다.

AI 안전: 연구기관이 참여했지만 평가 방식은 남았다

안전 분야에서는 양국의 인공지능안전연구소가 대표단에 포함된 점이 핵심이다. 정부 부처 간 외교 의제에 안전성 연구기관도 참여했다는 뜻이다. 국내 개발사에 중요한 후속 쟁점은 어떤 시스템과 위험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지, 평가 결과를 어떤 방식으로 기록하고 설명할지다. 이번 회의에서 그런 세부 항목이나 양국 공동 시험 절차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모델을 일본에 공급하는 기업이라면 한국에서 작성한 위험평가 자료를 일본 측이 어느 범위까지 참고할지가 실무상 중요할 수 있다. 양국의 평가 목적과 기록 형식이 다르면 같은 기술을 설명하기 위해 서로 다른 자료를 준비해야 할 수도 있다. 반대로 협의가 평가 대상과 용어를 구체화한다면 기업은 필요한 설명 자료를 더 일찍 파악할 수 있다. 이는 이번 회의에서 보장된 혜택이 아니라 안전 협력이 실무로 옮겨질 때 가능한 경로다.

안전 논의를 인증 상호 인정이나 일본 시장 진입 허가로 연결할 근거는 아직 없다. 공개된 회의 결과에는 인증기관, 시험 항목, 상호 인정 범위가 제시되지 않았다. 안전 연구기관의 참여는 전문 기관끼리 접점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개발과 출시 일정에 영향을 줄 조치가 될지는 후속 협의에서 평가 방법과 결과의 활용 범위가 명시되는지에 달려 있다.

AI 표준: 국가기술표준원 참여와 채택은 별개

표준 의제에는 한국의 국가기술표준원이 참석했다. 일본에서는 총무성과 경제산업성 등이 대표단에 들어왔다. 양국이 AI 표준을 논의 대상에 올렸다는 뜻이지만, 특정 국제표준을 공동 채택하거나 같은 인증 요건을 적용하기로 했다는 발표는 없다. 기술 기준이 실제 산업에 영향을 미치려면 우선 표준화할 대상과 적용 분야부터 정해야 한다.

기업에 필요한 정보도 그 대상에 따라 달라진다. 모델의 성능을 설명하는 기준인지, 안전성을 입증하는 시험 방법인지, 제품과 서비스의 적합성을 판단하는 절차인지에 따라 준비할 기술 문서와 검증 과정이 달라진다. 양국 기관이 공통 용어와 측정 방법을 논의한다면 해외 사업을 준비하는 기업의 불확실성을 줄일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이번 협의에서 새로운 자료 제출 의무나 기존 절차의 변경이 발표되지는 않았다.

다자무대 공조도 표준 논의와 연결될 수 있다. 양국이 어느 국제회의에서 어떤 제안에 함께 관여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제표준 제안, 시험 방법 검토, 정책 의견 교환은 서로 다른 후속 작업이므로 결과 역시 구분해야 한다. 정례 협의가 계속되더라도 작업 대상과 담당 기관이 특정돼야 국내 산업이 준비할 범위를 알 수 있다.

지식재산권: 기술 보호와 콘텐츠 이용의 접점

지재권 분야에서는 한국의 지식재산처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참여했다. AI 관련 권리 문제에는 개발 기술의 보호와 창작물 이용처럼 성격이 다른 쟁점이 얽힐 수 있다는 점에서 두 기관의 참여가 눈에 띈다. 그러나 회의 결과는 지재권 거버넌스 협력을 논의했다고만 밝힌다. 특허, 저작권, 학습데이터 중 어느 문제를 우선 다룰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 구분은 국내 AI 기업과 콘텐츠 기업에 직접적이다. 모델 개발에 쓴 자료의 이용 조건은 학습 과정의 문제이고, 생성 결과물에 관한 권리 판단은 서비스 운영 과정의 문제다. 기술 자체를 어떻게 보호할지도 별도의 제도와 절차에 닿는다. 양국이 이 가운데 무엇을 협의 대상으로 잡느냐에 따라 기업이 준비할 계약 조건이나 권리 설명 자료도 달라진다.

현재로서는 일본에서 사업을 하거나 양국 연구기관과 공동 작업을 하는 기업에 새로운 권리가 생겼다고 볼 근거는 없다. 자료 이용을 허용하는 범위나 양국의 권리 판단을 통일하는 합의도 발표되지 않았다. 후속 협의에서 구체적인 권리 쟁점과 각국 제도의 접점이 드러나면 계약과 데이터 활용에 미칠 영향을 판단할 수 있다. 지금 확인된 것은 지재권이 양국의 지속적인 정책 대화에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풀스택·연구 협력과 산업지원은 탐색 단계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이번 협의는 2025년 9월 한일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추진됐고, 같은 해 11월 한일 과학기술협력위원회를 계기로 협의체가 설립됐으며 2026년 2월 도쿄에서 첫 회의가 열렸다. 서울 회의는 이 흐름을 이어 정례 운영 방침까지 제시한 자리다. 양국은 연구와 산업 협력의 가능성을 살피는 한편 규범 의제를 지속해서 논의할 틀을 마련하고 있다.

한국 대표단의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부, 일본 대표단의 경제산업성은 산업 지원과 연결될 수 있는 정책 부처다. 그렇다고 공동 사업, 기업 모집, 지원 예산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AI 풀스택 협력의 구체적인 대상도 제시되지 않았다. 연구 협력 역시 공동 과제의 주제, 참여 기관, 착수 일정이 나와야 기업이나 연구자가 실제 참여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국내 산업에 의미 있는 후속 정보는 정례 회의의 횟수보다 과제의 구체성이다. 안전 평가의 대상과 결과 활용, 표준 논의의 작업 범위, 지재권 협의에서 다룰 권리 쟁점이 각각 공개돼야 기업의 인증 준비, 자료 이용, 일본 진출 계획에 미칠 영향이 드러난다. 양국이 담당 기관과 산출물을 정하면 이번 협의에서 논의한 의제들이 산업 현장의 기준과 절차에 어떤 영향을 줄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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