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CT 수출 751억달러…호황의 80%가 반도체에 몰렸다

|작성자: QUASA 편집팀|4 분 소요| 2
한국 ICT 수출 751억달러…호황의 80%가 반도체에 몰렸다

산업통상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2026년 10월 14일 발표한 9월 ICT 수출입 동향에서 한국의 정보통신산업(ICT) 수출은 751억5000만달러, 무역수지 흑자는 537억1000만달러로 모두 역대 최고였고, 반도체 수출은 603억3000만달러로 전체 수출의 80.3%를 차지했다. 최고 실적을 만든 품목이 수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이번 기록의 핵심이다.

같은 날 뉴시스 보도는 전체 ICT 수출이 전년 동월보다 195.8% 늘어난 동안 중소·중견기업 수출은 66억5000만달러로 21.7% 증가했고, 중국·홍콩 수출은 304억달러로 228.9%, 미국 수출은 151억7000만달러로 420.1% 증가했다고 전했다. 수출 지역은 넓게 성장했지만 기업 규모별 증가 속도에는 큰 차이가 났다.

반도체가 수출 증가분까지 주도했다

반도체의 비중은 이번 달 수출액뿐 아니라 전년 대비 증가분에서도 더 컸다. 발표된 전체 수출액과 증가율로 계산하면 전년 동월보다 늘어난 ICT 수출액은 약 497억5000만달러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반도체 수출 증가액은 약 437억달러로, 전체 증가분의 약 88%에 해당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ICT 수출액은 전체에서 반도체를 뺀 148억2000만달러다. 이 계산은 다른 품목의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는 뜻이 아니다. 다만 역대 최고라는 총액을 모든 ICT 품목의 동반 호황으로 읽으면 실제 성장의 중심을 놓치게 된다.

반도체 수출 확대에는 AI 인프라 수요에 따른 고부가 제품 판매 증가와 메모리 고정거래가격 상승이 함께 작용했다. 달러로 표시된 수출액에는 판매량과 가격 변화가 모두 반영된다. 따라서 수출액의 급증만으로 반도체 출하량이 같은 폭으로 늘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ICT 수출은 종전 월간 최고치였던 직전 달 실적도 넘어섰다. 수입이 함께 증가했는데도 수출 확대가 더 커 무역수지 흑자가 신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중심의 변화는 ICT 내부에 머물지 않는다. ICT가 국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몫도 커진 만큼, 해당 품목의 가격과 수요 변화가 전체 수출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커졌다.

저장장치는 급증했고 디스플레이·통신장비는 줄었다

이데일리의 품목별 보도에 따르면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71억6000만달러로 393.0% 증가한 반면, 디스플레이 수출은 17억달러로 11.5% 감소했고 통신장비 수출도 2.3% 줄었다. 컴퓨터·주변기기의 성장에는 AI 데이터센터 투자와 연결된 저장장치 수요가 크게 작용했다.

컴퓨터·주변기기 안에서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가 수출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통계상 SSD는 반도체가 아닌 컴퓨터·주변기기로 분류된다. 이 분류를 감안하면 반도체 이외의 성장 품목에서도 AI 인프라와 밀접한 저장장치가 두드러진다.

휴대폰은 부분품과 고가 완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출이 증가했다. 반면 디스플레이는 일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일정 조정에 따른 휴대폰용 OLED 수요 감소와 고객사의 단가 인하 압박이 겹쳤다. 같은 스마트폰 공급망과 관련된 품목 사이에서도 수출 방향이 달랐다는 점이 눈에 띈다.

통신장비 감소에는 폴란드와 튀르키예로 향하는 항행용 장비, 일본으로 향하는 무선통신용 기기의 수출 감소가 영향을 줬다. 이 품목의 움직임을 반도체 호황과 하나의 흐름으로 묶기는 어렵다. 전체 증가율은 규모가 큰 반도체의 변화를 강하게 반영하며, 상대적으로 작은 품목의 감소는 총액 안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중소·중견기업의 증가율은 전체와 달랐다

기업 규모까지 나누면 호황의 수혜 범위가 더 분명해진다. 중소·중견기업의 ICT 수출도 전년 동월보다 증가했지만, 전체 ICT 수출의 급증 속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앞서 확인한 수출액으로 계산하면 이들 기업의 몫은 전체의 약 8.8%다.

품목과 기업 규모, 시장을 같은 기준에 놓으면 차이가 한눈에 드러난다. 아래 수치는 모두 같은 달의 수출액과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며, 중소·중견기업 수치는 품목이나 지역 수치와 별도의 기업 규모별 집계다.

  • 전체 ICT: 751억5000만달러, 195.8% 증가
  • 반도체: 603억3000만달러, 전체 ICT의 80.3%
  • 중소·중견기업 ICT: 66억5000만달러, 21.7% 증가
  • 중국·홍콩: 304억달러, 228.9% 증가
  • 미국: 151억7000만달러, 420.1% 증가

중소·중견기업 안에서도 성장은 균등하지 않았다. 이들 기업의 반도체 수출은 증가했지만 디스플레이, 휴대폰, 컴퓨터·주변기기 수출은 감소했다. 전체 통계에서는 휴대폰과 컴퓨터·주변기기가 증가했으므로, 품목 이름이 같아도 어느 규모의 기업을 보느냐에 따라 실적의 방향이 달라진다.

중소기업만 떼어 보면 전체 중소·중견기업 집계보다 증가 속도가 낮았다. 반도체가 이들 기업에도 성장 품목이었다는 사실과, 다른 완제품·주변기기 분야까지 혜택이 고르게 퍼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은 함께 봐야 한다. 기술기업의 실적을 가늠할 때 산업 전체의 성장률만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수출액 증가는 기업의 해외 판매가 늘었다는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전체와 중소·중견기업의 증가율 간격은 이번 기록을 주도한 수요가 어디에 집중됐는지를 보여준다. 투자자에게도 같은 구분이 필요하다. ICT라는 공통 분류보다 각 기업이 메모리, 저장장치, 디스플레이, 통신장비 중 어느 수요에 연결돼 있는지가 실적을 설명하는 데 더 직접적이다.

중국·홍콩은 최대 시장, 미국은 증가 속도가 빨랐다

수출 시장의 규모와 성장률은 서로 다른 모습을 보였다. 중국·홍콩은 한국 ICT 제품의 가장 큰 수출 시장이었고, 미국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더 높았다. 두 지역 모두 수출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판매 품목의 구성이 다양해졌다고 볼 수는 없다.

중국·홍콩으로 향한 ICT 수출에서는 반도체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해당 지역의 전체 ICT 수출액과 반도체 수출액을 비교하면 반도체 비중은 약 87.6%다. 최대 시장의 수출 확대에도 품목 집중이 강하게 나타났다는 뜻이다.

미국에서는 반도체와 컴퓨터·주변기기가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지역별 증가율만 보면 미국 시장의 확장 속도가 특히 빠르지만, 주요 성장 품목을 함께 보면 이 역시 AI 인프라 투자와 가까운 제품에 무게가 실려 있다. 중국·홍콩과 미국의 수출 증가율 차이를 모든 ICT 기업의 시장 기회 차이로 곧바로 해석하기 어려운 이유다.

다른 주요 시장으로의 ICT 수출도 증가해 판매 지역은 넓어졌다. 앞으로 이번 호황의 수혜 범위를 가를 것은 지역 확대와 함께 반도체 밖 품목, 중소·중견기업의 수출 증가가 이어지는지다. 현재 확인된 기록은 해외 수요의 강도를 보여주지만, 기술기업 전반으로 성장이 퍼졌는지는 품목과 기업 규모별 실적에서 계속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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