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연 추진기가 우주에서 켜졌다…희가스 탱크를 없앨 선택지

미국 우주기업 Muon Space는 2026년 9월 10일, 전용 시험위성 SERT-III에서 7월 1일 실시한 고체 아연 Hall 효과 추진기 ‘Starlight’의 첫 궤도 점화 결과를 공개했다. Muon Space의 임무 상세 보고 에 따르면 첫 연소는 10분간 이어졌고, 위성의 GNSS 자료와 공개 궤도요소 자료로 고도 변화가 확인됐다. 회사가 고도 자료로 산출한 정상상태 추력은 약 20mN, 입력전력은 약 400W였으며 비추력은 800초를 넘었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반복 운전과 상용 수명까지 검증한 성공은 아니다. 첫 점화 직후의 기술 보도 는 첫 시도 성공과 측정 가능한 궤도 변화를 전했지만, 회사의 상세 보고에는 두 번째 점화에서 방전이 시작되지 않은 추진제 공급계통 고장도 포함됐다. 따라서 확인된 사실은 아연 추진기가 우주에서 한 차례 안정적으로 추력을 냈다는 것이며, 고압 희가스 탱크를 대체할 수 있는 상용 추진계가 완성됐다는 뜻은 아니다.
점화를 확인한 세 갈래의 근거

첫 번째 근거는 추진기 내부의 원격측정이다. 전력처리장치와 비행 소프트웨어가 점화부터 정상 연소, 통제된 종료까지 운전을 수행했고, 전기적 과도현상이나 전자기 간섭, 플라스마 방전 때문에 위성에 이상이 생겼다는 자료는 나오지 않았다. 이는 고체 아연의 공급과 기화, 방전 제어가 실제 궤도 환경에서 연결돼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두 번째는 위성 자체의 운동 변화다. 기내 GNSS와 외부에서 관측할 수 있는 궤도요소가 모두 고도 변화를 가리켰고, 회사는 이를 바탕으로 추력을 추정했다. 장치 내부 신호만 본 것이 아니라 우주선의 실제 궤도 반응을 함께 확인했다는 점에서 ‘전원이 켜졌다’는 수준보다 강한 증거다. 다만 원시 추적자료와 추력 산출법의 불확도는 공개되지 않아 제3자가 같은 값을 재현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세 번째는 아연 플룸의 침착 측정이다. SERT-III에는 열전식 수정결정 미세저울(TQCM) 센서 헤드 세 개가 실렸으며, 추진기 바로 옆 센서에서는 예상된 아연 침착이 나타났지만 탑재체 데크에서는 관측 가능한 침착이 없었다. 이는 오염이 전혀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특정 위성 배치와 한 차례의 짧은 연소에서 침착 위치가 사전 모델과 대체로 맞았다는 결과다.
고체 아연이 없애는 것은 고압 저장계통이다

아연 방식의 직접적인 이점은 추진제가 상온에서 고체라는 데 있다. 제논이나 크립톤을 쓰는 추진계에는 압축가스를 담는 탱크와 압력 조절기, 밸브, 배관이 필요하지만 Starlight는 고체 금속을 필요한 만큼 기화해 공급한다. 이 구조가 제대로 성숙하면 고압 탱크와 관련 부품을 없애고, 발사장 취급과 위성 버스 통합 절차를 줄일 수 있다.
그렇다고 추진계 전체가 단순한 금속 덩어리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아연을 일정한 유량으로 가열·기화하는 공급계통, 추진제를 이온화하는 방전 채널, 전력처리장치와 음극은 여전히 필요하다. 실제로 두 번째 점화 실패가 기화기 설계와 조립 정렬에 관련된 공급계통의 경계조건에서 발생했다는 회사 설명은 탱크를 없앤 대가로 새로운 열·유량 제어 문제가 생긴다는 점을 보여준다.
조달 측면에서는 아연이 제논·크립톤보다 공급 기반이 넓다는 잠재적 이점이 있다. 같은 추진계를 여러 위성에 반복 탑재할수록 희가스 구매와 고압 부품의 조달 부담이 누적되므로, 고체 금속은 위성군 사업자에게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만 추진제 가격만으로 전체 경제성을 판단할 수는 없으며 기화기, 전력계통, 열관리와 오염 방지 부품까지 포함한 시스템 질량과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기존 Hall 추진기와 비교하면 장단점이 선명하다
Hall 효과 추진기는 중성 추진제를 이온화하고 전기장으로 가속해 낮지만 지속적인 추력을 만드는 전기추진 장치다. NASA의 2026년 소형우주선 추진 기술 정리 에 따르면 실제 비행한 Hall 추진기는 주로 제논·크립톤·아르곤을 사용해 왔다. 제논은 원자량이 크고 이온화 에너지가 낮아 다루기 좋으며, 크립톤은 비용이 낮은 대신 일반적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저장 조건도 더 까다롭다.
기존 희가스 추진기의 강점은 축적된 비행 실적과 수명 자료다. 반면 아연은 고압 저장을 피하고 공급망 부담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고체를 정밀하게 기화해야 하고 응축 가능한 금속 플룸이 민감한 표면에 쌓일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Hall 추진기 자체도 방전 채널과 전면부 침식, 열의 위성 전달, 플룸에 의한 오염 때문에 성능과 수명이 달라질 수 있어 추진제만 바꾼다고 이러한 문제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이번 단일 연소에서 얻은 약 20mN이라는 회사 추정치는 아연으로 유의미한 추력을 낼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기존 제품과의 우열을 정하지는 못한다. 비교에는 같은 입력전력과 운전점에서 측정한 추력, 비추력, 효율뿐 아니라 총 추진제 처리량과 임무 말기의 성능이 필요하다. 공개 자료에는 이 조건을 맞춘 제논·크립톤 추진기와의 직접 시험 결과가 없다.
첫 성공 뒤 두 번째 점화는 실패했다

Starlight의 가장 중요한 미검증 항목은 반복 운전이다. 첫 점화는 정상 종료됐지만 두 번째 시도에서는 음극만 활성화되고 주 방전이 시작되지 않았다. 원격측정 파형은 지상 시험에서도 관찰했던 추진제 공급계통의 고장 형태와 일치했으며, 회사는 기화기 설계와 조립 정렬을 중심으로 하드웨어를 수정하고 있다.
원래 임무 목표에는 11kN·s를 넘는 총 임펄스가 포함됐지만 SERT-III는 그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회사 스스로도 시험에서 추진계의 95%를 검증했다고 평가했고, 원하는 만큼의 우주선 상호작용·침착 자료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 최초’라는 표현은 고체 금속 Hall 추진기의 첫 우주 점화라는 회사의 선행성 주장이지, 수명이나 효율에서 기존 희가스 추진기보다 앞선다는 뜻은 아니다.
오염 결과 역시 범위를 좁혀 해석해야 한다. 탑재체 데크에서 침착이 관측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해당 센서 위치, 자세와 연소 시간에 한정된다. 장시간 운전이나 다른 위성 형상에서는 광학 탑재체, 태양전지판과 방열면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누적 침착량과 플룸 차폐 효과를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상용 대안의 판단 기준은 반복성과 수명이다
Muon Space는 공급계통 고장을 막기 위한 수정 하드웨어를 지상에서 시험하고 있으며, SERT-III를 음극 시험과 열 특성 측정 등에 계속 활용할 계획이다. 다음 궤도 시험에서는 수정된 시스템이 반복 점화를 견디는지, 요구한 총 임펄스와 오염 관리 수준을 달성하는지가 핵심이다.
현재까지 입증된 것은 고체 아연의 공급·기화와 Hall 방전이 궤도에서 연결돼 작동했고, 위성의 운동을 바꿀 만큼 추력을 냈다는 점이다. 동시에 두 번째 점화 실패는 이 기술이 아직 시험단계임을 분명히 한다. 장시간 내구시험, 반복 점화, 누적 추진제 처리량과 고객 위성의 비행 자료가 확보돼야 아연이 희가스 탱크를 없앨 수 있는 선택지를 넘어 검증된 상용 대안인지 판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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