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thropic 블랙리스트 제동…미 국방 AI 조달의 선이 바뀌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의 리타 F. 린 판사는 2026년 8월 27일 Anthropic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하고 연방기관과 방산업체의 거래를 광범위하게 제한한 조치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문제의 지정과 지시를 무효화하는 구제를 인정하고 관련 집행을 영구적으로 막았지만, 미국 정부에 Anthropic의 AI를 구매하거나 계속 사용하라고 명령하지는 않았다.
판결이 새로 그은 선은 분명하다. 정부는 임무와 계약 조건에 맞는 AI 공급업체를 고를 수 있지만, 정책 비판을 이유로 한 업체를 연방정부와 민간 시장에서 함께 밀어내는 제재까지 행사할 수는 없다. AP의 판결 보도 는 법원이 Anthropic의 비판적 입장을 처벌한 행위를 위법으로 판단했으며, 별도의 워싱턴 D.C. 사건은 아직 계류 중이라고 전했다.
59쪽 판결이 문제 삼은 세 가지 조치

법원의 심사 대상은 서로 연결된 세 조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Anthropic 기술 사용을 영구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군과 거래하는 계약업체·공급업체·파트너가 군사 업무와 무관한 상업 활동에서도 Anthropic과 거래하지 못하게 했다. 국방부는 이어 미국법전 제10편 3252조에 따라 회사를 공급망 위험으로 공식 지정했다.
8월 27일자 59쪽 판결문 은 이 조치들이 Anthropic의 비판적 발언에 대한 보복으로서 수정헌법 제1조를 침해했고, 사전 통지와 대응 기회를 주지 않아 수정헌법 제5조의 적법절차에도 어긋났다고 판단했다. 공급망 위험 지정과 헤그세스 지시는 행정절차법상 법적 권한을 벗어났거나 자의적이고 변덕스러운 결정으로 인정됐다.
다만 Anthropic이 모든 청구에서 이긴 것은 아니다. 법원은 대통령 지시가 권력분립 원칙을 위반한 월권 행위라는 청구와 실제 관련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중간 단계의 조치만 취한 일부 기관에 관한 청구에서는 정부 측 손을 들어줬다. 정부가 영구명령의 효력을 7일 동안 유예해 달라고 한 요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급망 위험’의 법적 문턱을 넘지 못한 이유

3252조가 겨냥하는 위험은 적대자가 민감한 국가안보 시스템을 파괴하거나 악성 기능을 몰래 넣고 시스템을 전복할 가능성이다. 그러나 법원이 검토한 행정기록에는 Anthropic이 배치된 모델에 비밀리에 접근하거나 모델을 훼손하려 했다는 구체적 근거가 없었다. 공개적으로 사용 조건을 주장하고 정부 정책을 비판한 행위는 법률이 상정한 은밀한 방해와 다르다는 판단이다.
정부 논리의 핵심 자료도 네 쪽짜리 메모에 불과했고, 그 문서는 문제 된 세 조치 가운데 두 조치가 발표된 뒤 작성됐다. 정부는 처음에 Anthropic이 국가안보 시스템에 배치된 모델에 후문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세웠지만, 소송에서는 회사에 그런 접근 권한이 없다는 점을 다투지 않았다. 기록상 Anthropic의 기술 자체가 다른 불투명한 AI 모델보다 더 위험하다는 근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국방부의 후속 행동 역시 긴급한 파괴 위험이라는 설명과 충돌했다. 공급망 위험 지정 직후에도 계약 합의가 가까워졌다는 취지의 연락이 오갔고, 정부는 이후 Anthropic의 새 모델을 민감한 분야에서 활용할 가능성까지 논의했다. 법원은 이를 실제 기술 위험보다 회사의 공개 비판과 협상 태도를 문제 삼은 정황으로 해석했다.
절차적 결함도 독립적인 판단 근거였다. 법률은 지정 전에 관련 조달 담당자와 협의하고 덜 침해적인 대안으로 위험을 줄일 수 없는 이유를 판단하며 의회에 근거를 통지하도록 요구한다. 법원은 기록에서 대체 수단을 실질적으로 검토한 분석을 찾기 어렵고, 지정에 필요한 평가 절차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봤다.
정부의 공급업체 선택권은 그대로 남았다
이 판결은 Anthropic에 국방 계약을 보장하지 않는다. 국방부는 통상적인 조달 절차에서 임무 적합성, 성능, 보안, 가격, 계약 조건을 비교해 다른 AI 공급업체를 선택할 수 있다. 적법한 근거와 절차가 있다면 특정 국가안보 시스템에 Claude를 배치하지 않거나 기존 제품에서 다른 제품으로 전환하는 결정도 가능하다.
달라진 것은 ‘선택하지 않을 권한’과 ‘시장 전체에서 배제할 권한’의 경계다. 국방부가 자사 요구와 맞지 않는 제품을 사지 않는 것은 조달 판단이다. 반면 정부 정책에 대한 발언을 주된 이유로 모든 연방기관의 사용을 막고, 군 계약업체의 비군사 거래까지 끊도록 요구하는 것은 이번 판결이 위법하다고 본 광범위한 제재다.
따라서 판결의 영향은 정부가 군사용 AI의 조건을 정할 수 없게 됐다는 데 있지 않다. AI 기업의 안전정책과 정부 요구가 충돌하면 정부는 다른 제품을 고를 수 있고, 기업도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 다만 그 협상 결렬을 국가안보상 공급망 위험으로 바꾸려면 법률이 정한 실체적 위험과 절차를 별도로 입증해야 한다.
캘리포니아 판결과 D.C. 사건은 별개다

현재 상황은 세 부분으로 구분해야 한다. 첫째, 캘리포니아 사건에서는 정부 전체의 사용중단 지시, 방산업체에 대한 광범위한 거래 제한, 3252조에 따른 공급망 위험 지정이 위법 판단과 구제 대상이 됐다. 둘째, 정부는 여전히 정상적인 조달 권한으로 Anthropic을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워싱턴 D.C. 연방항소법원에는 다른 법적 근거에 따른 별도의 공급망 위험 결정을 다투는 사건이 남아 있다. Axios의 판결 요약 은 정부의 공급업체 선택권이 유지됐으며, 다른 법률에 근거한 D.C. 사건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승소를 Anthropic이 모든 관련 분쟁에서 최종 승리했다는 뜻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
다음 변수는 정부가 본안 판결에 항소하고 집행정지를 요청할지, D.C. 연방항소법원이 별도 지정에 어떤 결론을 내릴지다. 현 단계에서 확정된 변화는 국방부가 원하는 AI 공급업체를 선택할 권한은 남았지만, 국가안보라는 명칭만으로 비판적 기업과 연방·민간 시장의 거래를 한꺼번에 끊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뉴스레터 구독
최신 Web3, AI, 암호화폐 뉴스를 이메일로 받아보세요.